
북한 양강도 삼지연시 주민들이 오지로 추방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삼지연시를 이상적인 본보기 지방 도시로 선전하는 북한 당국이 이곳 주민들을 정치적으로 길들이려 이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14일 “최근 삼지연시 주민들은 일상생활에서 작은 일이라도 문제가 될까 봐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며 “사소한 범죄라도 저지르면 가차 없이 산골 오지로 추방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삼지연시 주민이 외진 농촌 지역으로 추방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 등 외부 콘텐츠 시청 사실이 발각되는 경우는 물론, 불법으로 장사를 하거나 사소한 물건이라도 도둑질하다 적발되는 경우에도 추방되고 있다. 심지어 직장이나 조직 생활에 성실하게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방된 경우도 있다는 전언이다.
실례로 지난달 20일 삼지연시의 두 세대가 양강도 삼수군으로 추방됐는데, 이 중 한 세대는 직장에 다니는 남편이 건강상의 문제를 들어 출근하지 않고 개인 돈벌이에 나선 것으로 문제시됐다.
또 다른 한 세대는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다른 사람의 자전거를 훔치다 현장에서 붙잡혔고, 안전부 조사 과정에서 이 주민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평가가 좋지 않은 것으로 끝내 추방을 당했다고 한다.
이 같은 사건들은 대개 뇌물을 바치면 무마되거나 노동단련대 1개월 처분이면 끝나는 일이었다. 하지만 현재 삼지연시에서는 이런 사건들에 대해 가차 없이 추방 조치가 내려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 삼지연시의 특산물인 영지버섯을 채취해 불법으로 장사를 하거나 밀수를 하던 주민들도 활동을 중단하는 분위기다.
삼지연시는 주변 다른 도시보다 쾌적한 생활 환경을 갖추고 있고, 거주민에 대한 복지도 상대적으로 좋아서 이곳 주민들은 다른 곳으로 추방되는 것을 꽤 높은 수준의 처벌로 인식하고 있다.
소식통은 “삼지연시는 다른 군(郡)에 비하면 현대적으로 꾸려져 있고 병원도 최신 의료 설비를 갖추고 있어 도(道) 소재지(행정 중심지)인 혜산시 사람들도 삼지연시로 치료를 받으러 갈 정도”라며 “그만큼 비교적 살기 좋은 곳이기 때문에 삼지연시 사람들은 추방될까 두려워하며 숨죽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 사이에서는 “국가가 삼지연시를 개발하면서 탈북민 가족 같은 ‘신분이 깨끗하지 않은’ 사람들을 일차적으로 걸러냈고, 남아 있는 사람 중에서도 문제가 될 사람들을 선별해 시범적으로 처벌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서만 세 세대가 추방자 명단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삼지연시 주민들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9년 신년사에서 “전당, 전국, 전민이 떨쳐나 삼지연군을 산간 문화도시의 표준, 사회주의 이상향으로 훌륭히 변모시켜야 한다”고 언급한 뒤, 그해 12월 삼지연을 군(郡)에서 시(市)로 승격시킨 바 있다.
북한은 삼지연시를 지방 개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선전하는 한편,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 무대이자 김정일의 출생지라는 점을 들어 정치적으로도 ‘혁명의 성지’로 내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과감한 추방 조치를 통해 삼지연시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은 이곳 주민들의 충성심 고취 등 사상적 길들이기를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국가에서는 원수님(김 위원장)의 지도하에 현대적인 도시로 꾸려진 이곳에서 사상과 충성심에 한 점의 티라도 있는 사람은 살 자격이 없다는 것을 추방을 통해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며 “결국 이는 사람들을 나라의 지시대로만 움직이게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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