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 학생들도 ‘빼빼로데이’ 즐긴다?…청년동맹 차단 나서

과자 미리 준비하며 설레는 분위기 확산하자 청년동맹 "자본주의 사상침투 경계하라" 포치문 내려

평안북도 신의주시 신비초급중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11월 11일에 연인, 친구들끼리 막대 과자를 주고받는 우리나라 특유의 문화가 북한 평양에도 전파된 모양새다. 실제 평양시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이하 청년동맹)은 이른바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자본주의 사상침투를 단호히 막아야 한다며 경계하라는 포치문를 내렸다는 전언이다.

11일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시 청년동맹은 지난 5일 “빼빼로데이와 같은 자본주의 날라리 사상이 청소년들 속에 스며드는 것을 철저히 경계하라”라는 내용의 포치문을 각 학교들에 내렸다.

지난해에도 11월 11일에 막대 과자나 사탕 등을 서로 주고받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올해도 11일을 앞두고 학생들이 과자 등을 미리 준비하는 등 빼빼로데이를 기다리며 설레는 분위기가 확산하자 청년동맹이 즉각 차단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평양시의 일부 잘사는 집 자녀들이 외화상점이나 외국 식품점에서 산 수입 과자를 포장해 친구들에게 선물할 준비를 하고, 이를 손전화 카메라로 사진 찍고, ‘우리도 이제 남조선(남한) 애들처럼 연애한다’라는 농담까지 주고받는다는 동향이 포착되면서 청년동맹이 나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시 청년동맹은 각 학교 청년동맹, 소년단 조직들에 내린 포치문에서 “이런 행위는 사회주의적 도덕 기풍을 해치는 사상적 문제”라며 “평양의 미래 세대들이 자본주의 날라리 풍조에 물드는 것을 방치한다면 이는 사상진지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1월 11일은 인민군대의 숫자도 아니고, 혁명 역사와도 무관한 날”이라면서 “11일에 과자, 사탕 등을 주고받는 행위를 ‘비사회주의 행위’로 취급해 엄중하게 다루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시 청년동맹은 각 학교 청년동맹, 소년단 조직이 ‘사상검열대’를 편성해 11일에 학생들의 가방을 검열하도록 했는데, 이 과정에서 적발된 학생은 물론 그 부모와 담임교원, 학교 청년동맹(또는 소년단) 지도원까지 모두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치문이 내려진 뒤 각 학교에서는 긴급 총회까지 열렸으나 학생들은 “우리끼리 몰래 주고받으면 그만이다”, “학교에 들고나오지만 않으면 된다”면서 몰래 빼빼로데이를 즐길 계획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분위기에 각 학교 청년동맹, 소년단 지도원들과 담임교원들은 노골적으로 걱정과 우려를 내비쳤다고 한다.

소식통은 “청년동맹이나 소년단 지도원들 속에서는 요즘 애들이 ‘이건 남조선 문화를 따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친구끼리 주고받는 것일 뿐이다’라고 우기는데, 이걸 어떻게 잡아야 할지 난감하다는 말도 나왔다”고 전했다.

한편, 소식통은 “빼빼로데이라는 말조차 몰랐던 일부 학생들은 이번에 요란하게 포치문이 내려오고 총회까지 열리자 오히려 빼빼로데이가 무엇인지 알게 됐고, 이에 흥미를 갖게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