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중국 휴대전화 사용 이력만으로도 가택수색…“밤잠 설친다”

국경 지역 보위부 모두 잠든 한밤중에도 들이닥쳐…"언제 잡혀갈지 모른다" 주민 사회 공포감 확산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의 살림집. /사진=데일리NK

북한 국경 지역 보위부가 과거 중국 휴대전화 사용 이력이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가택수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 속에는 보위원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으며, 일부 주민들은 밤잠까지 설치며 극도의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7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회령시를 비롯해 온성·무산군 등 국경 지역에서 보위원들에게 불시 가택수색을 당한 세대들이 있다”면서 “이런 세대들은 대부분 과거 중국 손전화(휴대전화)를 사용한 이력이 있는 주민이 포함된 세대”라고 전했다.

이번 가택수색은 시간대 구분 없이 이뤄졌으며,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 보위원들이 예고 없이 들이닥치는 경우도 여러 번이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자정 무렵,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주민 세대에 보위원 4명이 들이닥쳐 불시 가택수색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원들도 아닌 보위원들이 한밤중에 갑자기 들이치면서 해당 세대의 주민들은 극심한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세대 구성원 중에는 중국 휴대전화를 가지고 중국과 밀무역 거래를 하거나 송금 브로커로 활동하다 보위부에 체포돼 10개월 간의 구금 생활을 한 이력이 있는 주민 A씨가 포함돼 있다.

집에 들이닥친 보위원들은 다짜고짜 가택수색을 하더니 다 마무리된 뒤에야 “중국 손전화를 숨겨두고 있는지 확인하러 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제야 해당 세대도 불시 가택수색을 받게 된 이유를 알게 됐지만, 너무나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에 정신이 없어 보위원들에게 한마디 항의조차 하지 못했다.

소식통은 “중국 손전화 사용으로 문제시됐던 A씨는 지난 2023년 이후로 중국 손전화를 일절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가택수색을 당했고, 이후로 과거 사용 이력만으로도 가택수색을 받는다는 소문이 돌아 주민 사회에 공포감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일은 함경북도뿐만 아니라 평안북도와 양강도 등 다른 국경 지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현장에서 적발된 경우에만 가택수색이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과거 중국 휴대전화 사용 이력만으로도 가택수색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요즘은 과거 중국 손전화 사용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던 주민 세대가 보위부의 가택수색 대상이 되고 있다”며 “중국 손전화를 통한 외부 정보 유입이 체제 안정을 흔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소탕전’을 벌여왔으나 쉽사리 소탕되지 않자, 이번에는 과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불시 가택수색이라는 방식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는 주민 사회 전반에 공포감을 조성해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제로 사용했다는 증거가 없어도 과거 명단을 근거로 가택수색을 벌이다 보니 주민들 사이에서는 보위원들이 언제 들이닥쳐 잡아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어떤 주민들은 밤새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매일 밤잠을 설친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양강도 혜산시에서도 보위부의 불시 가택수색이 이뤄지고 있는데, 지난달 말 기준으로 가택수색 과정에서 중국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던 주민 3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과거에는 간첩 행위 등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세대에 대해서만 보위부가 불의에 가택수색을 진행했는데 지금은 과거 사용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가택수색을 벌이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여기(북한)에서는 보통 밤에 집에 들이쳐서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나 그 가족들을 체포·추방하는데, 그래서 주민들은 보위원들이 한밤중에 들이닥친다는 것 자체로 정치범으로 끌려가는 것 아닌가 하는 공포감에 휩싸인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에 최근 중국 휴대전화를 소지한 일부 주민들은 휴대전화를 집이 아닌 다른 곳에다 숨기거나 아예 폐기하는 등 언제 닥칠지 모를 보위부에 가택수색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