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환전상 집중 단속…보이면 바로 붙잡아 단련대 보내

큰손은 안 건드리고 작은 환전상만…갈수록 돈벌이 어려워지자 일부는 아예 다른 일에 뛰어들기도

북한 양강도 혜산시 시내 모습.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 안전부가 길거리에서 외화를 거래하는 환전상, 이른바 ‘돈데꼬’ 단속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길거리 환전상 단속은 개인을 통한 비공식 외화 거래를 차단하려는 의도인데, 정작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큰돈을 움직이는 거물 환전상은 놔두고 길거리에 나와 있는 힘 없는 환전상들에게만 단속이 집중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3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 안전부 안전원들이 지난달 중순부터 길거리에서 외화를 거래하는 돈데꼬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길거리에 무리 지어 서 있는 돈데꼬들을 쫓아내거나 담배 등 뇌물을 받고 놔줬는데, 최근에는 잠복까지 하면서 돈데꼬들이 보이면 바로 체포해 단련대로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시에서는 지난달 20일 이후로 매일 1~2명의 길거리 환전상이 안전원들에게 단속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단속된 3명이 단련대에 끌려가 현재 강제노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길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돈데꼬라는 이유만으로 막무가내로 단련대로 끌고 가고 있다”면서 “집에 가만히 앉아서 큰돈을 움직이는 큰손 돈데꼬들은 경제적 능력도 있고 뒷배도 든든하니 건드리지 못하고 그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작은 돈데꼬들만 단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길거리 환전상들은 길에 서 있다가 외화를 팔겠다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를 데리고 인근 아파트 계단이나 골목 등 으슥한 곳으로 가서 환전해주고, 하루 종일 사들인 외화를 큰손 환전상들에게 되팔아 이윤을 남기는 식으로 돈벌이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개인 밀수가 활발해 외화를 환전하려는 주민들이 많았지만, 코로나 이후 밀수가 차단되면서는 환전 수요가 크게 줄어 길거리 환전상들의 돈벌이가 그리 좋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최근 비공식 외화 거래에 대한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길거리 환전상들이 모여 있는 ‘돈데꼬마당’ 또는 ‘돈데꼬장’에 주민들의 발길도 끊기고 있다.

이에 일부 길거리 환전상들은 더는 이 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하고 아예 다른 일에 뛰어들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생계가 어려워 업을 바꾸는 돈데꼬들이 있으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며 “돈데꼬 단속은 주민들이 국가은행을 통해 외화를 환전하도록 유도해 국가가 외화를 빨아들이려는 의도이지만, 여전히 국가은행을 신뢰하지 않는 이들이 있어 돈데꼬를 통한 비공식 거래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업(業)을 바꾸지 않은 길거리 환전상들은 다른 방식으로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소식통은 “돈데꼬마당에 나가면 안전원들에게 단속돼 단련대로 끌려갈 수 있으니 개인 집과 같은 은밀한 곳에서 전화를 받고 움직이는 식으로 활동 방식을 바꾸는 길거리 돈데꼬들이 많다”면서 “집에 있다가 전화가 오면 찾아가서 외화를 거래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확실히 길거리에 나가서 활동할 때보다 수입이 적고, 수입이 아예 없는 날도 허다하다고 한다.

소식통은 “길거리 돈데꼬들은 들은 원래도 벌이가 잘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단속이 강화돼 벌이가 더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한다”며 “진짜 큰돈을 움직이는 돈데꼬들은 아무런 타격이 없고 우리 같은 작은 돈데꼬들만 치이니 형편이 나아질 수가 있겠냐는 게 그들의 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