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스마트폰으로 기업소 채권 발행…유휴자금 흡수 적극 나서

연 5~8% 이자율 제시하며 투자 유도…사회주의 기업 책임경영 위한 새로운 자금 조성 방식으로 평가

/이미지=구글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Gemini)

북한이 스마트폰 전자결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기업소 채권을 발행해 유휴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연 5~8%의 이자율을 제시하며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21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기업소 재정과는 지방 상업은행과 합의해 지능형 손전화(스마트폰) 전자결제 앱을 통해 채권을 발행·판매하고 있다. 기업소가 유휴자금을 끌어들여 활용한 후 일정 기간 뒤 이자와 함께 원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민간 유휴자금을 합법적으로 동원해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과거 현금이나 물자를 직접 동원하는 방식에서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방식으로 전환됐다”며 “특히 실물 증서(행표) 대신 손전화 전자지갑에 채권 내역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종이 증서는 최소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 발행이 아날로그 방식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채권은 내각 국가계획위원회 등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특급·1급 기업소만 발행할 수 있다고 한다. 반드시 국가가 정한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당 경제부의 비준도 거쳐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 만기는 어느 기업소가 어떤 목적으로 발행했는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보통 기간은 6개월에서 3년, 금리는 연 5~8% 수준이고 투자 단위는 북한 돈으로 수천만에서 수백억원에 달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 같은 채권은 원칙적으로 북한 원화 기준으로 발행되고 있다. 그러나 나선, 평안북도 신의주, 양강도 혜산, 자강도 만포 등 주요 국경 도시에서는 달러나 위안화로 거래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또 채권 거래는 기업소와 투자자 간 직접 거래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소식통은 “기업소와 돈주 또는 기업소와 개인 소조(소그룹) 간 거래가 기본”이라며 “내각 지침에 따라 기업소와 기업소 간 협약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 간 채권 양도는 원칙적으로 제한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존재한다”며 “문제제기나 신소(민원)가 올라오지 않고 비리만 없으면, 지방 정권 기관들은 ‘알아서 먹고살자’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돈주 등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채권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돈주나 장사로 돈을 번 계층은 수백에서 수천 달러 상당의 국돈 단위로 참가해 이자 수익을 톡톡히 챙기고 있다”며 “대체로 국가가 보장한다면 믿고 투자하겠다는 반응이 많고,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에서는 개인 돈을 떼먹는 기업소가 엄중하게 처벌받으니 믿어도 된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소가 부실하면 투자금을 돌려 받지 못할 수도 있지 않냐는 불안감도 제기된다. 4회 이상 이자가 미지급되면 신소를 제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렇다 해도 결국에는 투자자가 손해를 감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북한 내부에서는 기업소 채권 발행을 ‘사회주의적 기업 책임경영을 위한 새로운 자금 조성 방식’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기업소 채권은 자본주의적 금융 수단이 아니냐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남의 것이 좋은 것이면 우리 것으로 만들어서 써먹을 수도 있지 않냐는 분위기가 더 강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내부적으로는 이를 사회주의적 기업 책임경영을 위한 독창적이고 새로운 자금 조성 방식, 대중적·전인민적 참가 방식으로 규정한다”며 “채권이라고 해서 꼭 시장 요소라고 보기보다는 국가 계획 경제의 보조 수단으로 경제 안정을 위해 잠깐 차용한 방식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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