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도 못 주면서 사회보험금 더 내라?…“복지가 아니라 수탈”

'자율', '선택' 강조하지만 반강제될 가능성 높아…주민들 "나라 돈줄을 메우려는 꼼수" 비판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제13차 전원회의가 2021년 3월 3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해당 전원회의에서 ‘사회보험 및 사회보장법’과 ‘수입물자소독법’을 채택하고 ‘2021년 인민경제발전계획’과 동해안 지구 국토건설 총계획을 승인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인민 생활 안정 보장을 명목으로 사회보험금 징수 확대를 시도하자, 주민들은 국가가 개인 소득을 수탈하려는 의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1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내각 비상설위원회 사회보험금 법제도수정분과가 이달 초 도·시·군 인민위원회에 사회보험금과 관련한 새로운 납부 질서가 담긴 지시서를 하달했다”며 “소득의 1%를 납부하는 기존 보험료 체계는 그대로 두고, 여기에 희망자가 추가로 납부할 수 있는 ‘자율적 적립금 제도’를 시범 도입하라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당국은 이 제도를 ‘개인 선택형 사회보험 제도’라고 부르며, 기존 보험료 외에 자율적으로 추가 납부금을 적립하면 이자를 붙여 지급하겠다는 유인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소식통은 “그 돈을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누가 자발적으로 보험료를 더 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노임을 제때 받는 사람은 극소수인데도 보험료는 꼬박꼬박 떼어간다”며 “이런 상황에 이제는 자발적으로 돈을 더 내라니 이건 복지가 아니라 착취”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북한은 지난 2021년 3월 ‘사회보험 및 사회보장법’을 제정해 노동자·사무원의 월급 및 농장원의 결산분배금 1%를 사회보험금으로 납부하도록 의무화했다.

당국은 이법에서 사회보험을 “근로자들의 건강을 보호·증진시키며 질병, 부상, 임신, 해산(출산) 등으로 노동 능력을 일시적으로 잃은 근로자의 생활과 건강을 국가와 사회의 부담으로 보장하는 인민적 시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제정 4년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사회보험 혜택을 체감했다는 주민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그는 “법에서는 국가와 사회가 보장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일하다가 사고가 나서 다쳐도 병원비를 자비로 부담하고 시장에서 약을 사다 자체로 치료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이번 지시도 결국 사회보험이라는 명목으로 주민들의 돈을 강탈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지시로 주민들에 대한 보험금 추가 납부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소식통은 “국가에서는 ‘원하는 사람만 더 내라’며 자율적이니 개인 선택이니 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기관별 실적 경쟁이나 충성심 평가 잣대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에는 반강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주민들의 반응 역시 냉랭하다고 한다. 실제 주민들 속에서도 “이건 인민 주머니를 털기 위한 속셈”이라는 비난이 나온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흥시 동흥산구역의 한 주민은 “노임도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 보험을 운운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복지 확대가 아니라 나라 돈줄을 메우려는 꼼수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소식통은 “국가가 ‘복지’라는 말로 주민들의 주머니를 털려 한다는 속내를 모두가 이미 다 꿰뚫어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