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400㎖에 쌀 3㎏”…수확기에도 굶주리자 ‘생계형 매혈’에

매혈로 생계 이어가는 주민 수 10배로 늘어…반복적인 채혈에 쓰러져 몸져눕는 경우도 비일비재

소금물에 불린 국수를 먹고 있는 북한 평안북도 농촌 지역의 아이들.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에서 극심한 식량난으로 생계를 위해 혈액을 파는 ‘매혈'(賣血) 행위가 급증하고 있다. 수확기에도 식량 사정이 나아지지 않자, 주민들이 최후의 생계 수단으로 매혈에 뛰어들고 있다는 전언이다.

21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함흥시에서 굶주림에 시달리는 가정들이 부쩍 늘면서 하루 한 끼라도 해결하기 위해 피를 파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과거에는 20~30명 중 1~2명이 매혈로 생계를 이어갔다면 최근에는 그 숫자가 10배로 늘었다.

소식통은 “본래 수확기인 가을은 주민들의 식량 형편이 다소 나아지는 시기지만, 올해는 수확기에 접어들어도 주민들의 식량 사정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의 식량 위기가 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주민들은 보통 한 번에 400㎖의 피를 뽑는데, 그 대가로 식용유 2㎏이나 쌀 3㎏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3인 가족이 고작 2~3일을 버틸 수 있는 양이다. 소식통은 “쌀 몇 킬로(㎏)를 위해 피를 뽑는 현실이니 주민들의 생활이 어떤 수준인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매혈이 건강을 담보로 한 위험한 행위라는 점이다. 채혈은 일반 병원은 물론 결핵병원이나 간염병원 등에서도 이뤄지는데, 대부분 형식적인 문진만 거치거나 아무런 사전 검사 없이 진행된다고 한다.

소식통은 “건강한 사람이 채혈해야 회복이 빠를 텐데 대부분 먹지 못해 영양실조 직전에 있는 그런 사람들이 피를 뽑는다”며 “일반적으로 채혈은 6개월 간격으로 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일부 주민들은 2~3개월마다 반복하고 있어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함흥시에 거주하는 한 40대 여성은 잦은 매혈의 후유증으로 쓰러져 몸져누운 상태다.

그는 장마당 장사가 여의찮아 매대를 팔아 일부 생활비를 마련했고, 이후에는 길거리 장사로 근근이 버텨 왔다. 하지만 마수걸이도 못 하는 날이 늘면서 결국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하는 수 없이 ‘생계형 매혈’을 시작했다.

두 달에 한 번꼴로 채혈을 반복하던 그는 몸이 점점 허약해졌고, 심한 빈혈 증세를 보이다 최근에는 끝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소식통은 “여기(북한)서는 여성들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경우가 많아 어떻게든 가족들을 굶기지 않으려 갖은 수단과 방법을 쓴다”며 “이 여성처럼 반복적으로 피를 뽑다가 쓰러지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생계형 매혈은 함흥시뿐만 아니라 양강도, 함경북도 등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요즘은 사람이 굶어 죽었다는 소문까지 공공연하게 돌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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