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성수기인 가을철에 접어들면서 북한에서도 예식장 예약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중저가의 예식장들도 많이 운영되고, 패키지 서비스로 편리하게 식을 올릴 수 있어 예식장 결혼이 더욱 보편화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14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가을을 맞아 신의주시 일대 예식장들에 예약이 몰리고 있다”며 “워낙 수요가 몰리다 보니 이미 내년 1월까지 손 없는 날이라고 불리는 길한 날짜는 모두 예약이 차 있다”고 전했다.
음력으로 끝자리가 9나 0인 날(음력 9일, 10일, 19일, 20일, 29일, 30일)은 손 즉, 악귀나 악신이 하늘로 올라가 어느 방향에도 없다고 여겨진다. 이런 날은 한 달에 5~6일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가을철인 9월, 10월, 11월 손 없는 날에는 특히 예식 수요가 몰려 예식장들에서 예약이 빠르게 차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로 악귀나 악신이 없는 길일을 의미하는 ‘손 없는 날’에는 3팀 이상이 예식을 잡을 정도로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는데, 이러다 보니 손 없는 날에 우선 예식만 치르고 손님 접대 날짜는 따로 잡는 새로운 방식도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지인이 평소에는 길흉화복에 크게 신경 쓰지도 않더니 자식의 혼례만큼은 좋은 날에 치르고 싶다면서 여러 예식장을 돌아다녔다”며 “하지만 이미 손 없는 날은 예약이 꽉 차 있어 웃돈을 얹어도 자리를 구하지 못해 결국 내년 1월로 날짜를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집에서 상을 차려 혼례를 치르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중저가의 식장들도 많이 운영돼 예식장을 빌려 진행하는 게 더 일반적”이라며 “특히 예복이나 상차림, 사진 및 동영상 촬영, 이동 수단 등 각종 상품이 묶음(패키지)으로 돼 있고 비용도 300~1000달러로 다양해 편의와 실리를 추구하는 방향에서 예식장을 더 많이 이용하는 추세”라고 했다.
과거에는 예복이나 상차림, 촬영, 이동 수단 등 세세한 것까지 모두 알아서 준비해야 하고 일일이 신경을 써야 해 예식 한번 치르는 게 그야말로 고역이었으나 지금은 예식장 측에서 체계적으로 계획, 준비해 주고 있어 예식장에서 식을 올리는 게 훨씬 편리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처음 예식장이 생겼을 때는 사람들이 돈 많은 집만 이용할 수 있는 곳 아니냐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수준이나 예산에 맞게 할 수 있는 저렴한 곳도 많고 원하는 것을 딱딱 골라서 할 수 있어 오히려 예식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중저가 예식장마저 이용하지 못하는 주민들도 있어, 한편에서는 예식장에서의 결혼이 집안의 경제적 수준을 드러내는 지표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예식장 이용이 증가하는 추세를 긍정적인 변화로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은 이런 변화를 다른 사람과 비교해 나의 처지를 돌아보게 하는 불편한 변화라며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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