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지난 10일 밤 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성대하게 연 것과 관련, 내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군사력 강화에 대한 긍정 평가와 상대적인 박탈감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텔레비전을 통해 열병식을 시청한 평성시 주민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면서 “어떤 주민들은 군인들과 무기들의 위용에 찬사를 보냈지만 어떤 주민들은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며 혀를 찼다”고 전했다.
실제 이번 열병식에 긍정 반응을 보인 주민들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도 계속해서 핵무력을 발전시켜 나가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당당히 맞서고 있다는 데 대해 자부심과 자긍심을 느끼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특히 일부는 “우리의 군사력에 미국도 꼼짝 못 한다는데, 우리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 대단하다”며 군사력 강화를 최고지도자의 업적으로 연결 지어 충성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소식통은 “이 같은 반응은 ‘미국이 우리를 무너뜨리려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면서 주민들에게 지속해서 핵 보유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이를 뛰어난 영도력으로 부각해 온 선전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한편에서는 “우리 생활이 나아지는 것도 아닌데 무기가 많아서 뭐하냐”, “군사력 과시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기가 아니라 먹을 것”이라는 등 냉소적인 반응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체로 생계난에 처한 주민들 속에서 이 같은 반응이 나왔는데, 이들은 자신들의 어려운 현실과 대비되는 화려한 열병식에 더 큰 괴리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열병식에 참가한 군인들도 다 인민의 자식들이며 그들을 낳은 인민이 있어 오늘의 열병식도 있는 것 아니냐며 그런 인민들이 굶주림에 허덕이는 데 생활 문제는 외면하고 군사력 과시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성시의 한 60대 주민은 “겉으로는 이렇게 번쩍번쩍하니 배고픔을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누가 생각이나 하겠느냐”라며 “열병식은 내내 굶고 있는 사람 앞에서 누군가가 기름 냄새 폴폴 풍기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꼴을 보는 기분이었다”며 씁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할아버지 때부터 이밥에 돼지고깃국을 먹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지만, 지금까지 그 소원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나이 들수록 자체로 식량 해결이 안 돼 자식들의 도움을 받으며 겨우 살아가니 짐이 된다는 미안한 마음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소식통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군사력 강화만 외치고 주민들의 생활 문제에 대한 뾰족한 대책이나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불만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며 “허리띠를 졸라매서 핵 강국을 이뤄내자는 구호는 배고픈 주민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오히려 신경만 자극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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