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평양 대동강 골재 채취로 무인도 사라져

북한이 평양 대동강에서 건설공사 골재인 모래와 자갈을 채취하면서 무인도가 점차 사라지는 모습이 최근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평양 두루섬 인근 크고 작은 무인도에서 10여 척의 골재 채취선이 동원돼서 대규모 채취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초여름부터 골재 채취가 시작된 것으로 위성사진에서 파악되며, 올해 안으로 대동강 몇 개의 섬들이 지도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평양 대동강에서 진행되는 골재 채취 사업은 북한이 국가 건설 및 인프라 개발을 위해 추진하는 주요 자원 개발 사업 중 하나이다. 대동강에서 채취되는 모래나 자갈은 건설 자재로 사용되며 도로 및 교량 건설, 건물 기초 공사 등 다양한 건설 분야에서 활용된다. 일부 모래는 수출용 자원으로도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이 평양 대동강에서 골재를 채취하면서 무인도를 전면 해체하는 모습이 최근 위성사진에서 파악됐다.

평양 대동강 두루섬 주변에서 무인도가 사라지고 있다. 북한이 건설 골재인 모래와 자갈을 채취하면서 여러 섬이 해체되고 사라지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사진=구글어스

평양 대동강에 두루섬과 곤유섬이 있다. 서울 여의도와 같은 하중도이다, 강 한가운데에 모래, 자갈 등 퇴적물이 쌓여서 만들어진 섬들이다. 평양 두루섬 주변에 있는 소규모 섬들이 지난해부터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 건설공사 골재를 확보하기 위해서 무인도에서 모래와 자갈을 채취하면서 섬들이 사라지는 것이다. 두루섬의 서쪽과 남쪽 4곳에서 지난해 늦봄부터 섬들이 해체되고 있는 모습이 최근 위성사진에서 파악됐다.

두단섬 또는 대끼섬이라 불리는 무인도가 벌레 먹은 듯 조각나면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지난 6월 골재 채취선 12척이 위아래로 들러붙어서 섬을 전면 해체하고 있다. /사진=구글어스, 월드뷰-2, 지오아이-1

두루섬 서쪽에 두단섬 또는 대끼섬이라 불리는 섬이 있다. 면적은 3.6ha 정도 되고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격 축구장(105m×68m)의 5배 크기다. 섬 상단부에 창고나 헛간 같은 구조물이 위성사진에서 식별되기는 하나, 사람이 주거 형태로 상주하는 곳은 아니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섬의 형태가 온전했는데, 올해 6월에 주변으로 골재 채취선이 모여들면서 상단부터 섬이 조금씩 깎여나가고 있다. 대동강물이 범람해서 섬이 가라앉은 모습이 아니다. 인위적으로 모래를 채취하면서 섬이 잘리고 깎여나가는 것이 위성사진에 포착된 것이다.

올해 6월 위성사진을 보면, 골재 채취선 12척이 섬 위와 아래에 들러붙어서 작업 중인 모습이 식별된다. 위쪽에서 골재선 3척이 섬 가운데를 파먹어 들어가면서 두 동강을 내고 있고, 오른쪽 상단부는 섬이 이미 상당 부분 잘려 나간 모습이다. 올해 9월 중순의 오른쪽 이미지를 보면, 파편으로 잘려 나간 섬의 모습이 참혹해 보인다. 애벌레가 배춧잎을 갉아 먹은 듯 섬이 잘려 나갔다. 좌측 하단부에는 흉측스레 파편만 조금 남았고, 상단부에는 골재 채취선이 들러붙어서 한창 작업 중이다. 머잖아 이 섬은 지도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평양 두루섬 아래에 있는 소규모 섬들이 골재 채취로 인해 사라지고 있다. 오른쪽 온전해 보이는 무인도도 머잖아 해체될 운명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구글어스, 지오아이-1

두루섬 남쪽에 있는 소규모 섬에서도 대동강 골재 채취가 진행되고 있고, 섬들의 형태가 바뀌면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중앙의 0.16ha 면적의 섬은 이미 형체가 사라져서 보이질 않는다. 좌측 아래 2개의 작은 섬들(0.15ha)도 골재 채취선이 작업하면서 해체되고 있다. 2개의 섬은 곧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오른쪽 섬(0.53ha)은 형태가 아직 온전해 보이지만, 골재 채취 다음 표적이 돼서 마찬가지로 곧 사라질 운명에 처할 것으로 짐작된다.

◆골재 채취 사업의 한계와 부작용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강과 하천의 골재 채취 사업에는 여러 문제점이 지적된다. 우선 강 자연 생태계가 파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중금속 등 오염물질이 퇴적물과 함께 부유하면서 수질이 오염되고 악화돼서 어류 및 생물 다양성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과도한 골재 채취로 강변이 침식되고, 강바닥 모래가 유실되는 등 지형 변화가 발생한다. 나아가 수로 흐름의 변화가 생기고 홍수 위험이 증가하며, 강변 제방 붕괴 가능성이 커질 위험도 따른다. 따라서 개발과 환경보호단체 간에 첨예한 갈등이 초래될 수 있다. 부작용으로는 생태계 파괴를 꼽을 수 있다. 하천의 바닥 생물, 어류 산란장 및 유생물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강변 식생과 습지 생태계가 약화돼서 생물 다양성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골재 채취를 위해서 무인도를 해체하는 것은 대한민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환경 및 시민단체의 반발이 상당할 것이다. 그러한 일이 자칭 북한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다.

정성학 AND센터 위성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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