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났던 신의주시 압록강변, 주민 휴식·여가 공간으로 ‘탈바꿈’

음식 싸 들고 와서 즐기고 춤도 추는 새로운 문화 확산…“자유로운 분위기 느낄 곳 있다는 게 큰 위로”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압록강변의 공원에서 춤을 추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 /사진=데일리NK

지난해 여름 대규모 수해를 입은 신의주 일대에 활기가 돌고 있다. 압록강변 공원에는 저녁마다 사람들이 모여 춤을 추거나 책을 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등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문화가 조성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24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신의주 압록강변 일대에 조성된 공원과 유원지, 산책로에 연일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소식통은 “여름내 더위 속에서 일과 생계, 각종 노력(인력) 동원에 지쳐있던 사람들이 가을이 되니 저녁마다 강변에 나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심신의 피로를 풀고 있다”며 “다들 ‘오늘만 같아라’라고 말하며 즐거워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주민들은 돗자리와 도시락을 챙겨가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간단한 음식을 먹으며 ‘강변 피크닉’을 즐기고 있다. 특히 유원지에는 음료나 양꼬치 같은 간단한 음식을 파는 매대들도 있고, 어린이용 놀이기구도 있어 소풍 분위기가 물씬 난다고 한다.

소식통은 “음식 매대가 있어도 굳이 돈을 써가며 음식을 사 먹지 않아도 되고 싸 온 음식을 먹으며 충분히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며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춤도 추고 시원한 강바람도 쐴 수 있으니 저녁마다 강변으로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본보가 입수한 사진에도 주민들이 흥겹게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겼다. 소식통은 “어른들은 춤을 추고 아이들은 공을 차며 모르는 사람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린다”고 했다.

지난해 수해가 발생한 이후 신의주시에 살림집 건설, 도로 재포장, 공원과 유원지 건립 등이 진행되면서 주민들은 각종 세외부담과 노력 동원에 불만이 상당했다고 한다.

특히 공원이나 유원지에 휴식을 취하러 나가는 것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일부 주민들만 누릴 수 있는 문화로 여겨졌기 때문에 공원 건립을 두고 주민들 속에서 볼멘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작 공원이 조성되고 난 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든 없든 누구나 공원을 이용하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주민들 반응이 180도 달라졌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여유가 없어 공원에 나오지 못하는 주민들이 아직 더 많긴 하지만 잠시라도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끼며 휴식할 수 있다는 곳이 있다는 게 큰 위로가 된다”며 “이런 공원이 많아져서 누구든지 눈치 보지 않고 웃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에는 주민들이 압록강변 공원 벤치에 앉아 독서를 즐기는 새로운 풍경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밖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여유롭게 공원에서 책을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책 한 권에 (북한 돈) 3만 원의 담보금(보증금)을 내고 시간당 1000원을 내면 책을 빌려주는 책 장사꾼들도 늘어났는데, 공원에 나오는 주민들이 많으니 이들도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