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중 이후 북한 내에서 간부들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은 물론이고 외무성에까지 ‘칼바람’이 몰아치면서 간부들이 극도로 위축된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23일 데일리NK 평양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5일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온 직후 노동당 조직지도부 주도의 ‘책임간부 검열’이 진행됐다.
책임간부 검열은 김 위원장이 출타 중일 때 주요 부서의 책임자들이 사건·사고 없이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는지를 총화(평가)하는 것으로, 서면보고와 개별면담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이뤄졌다.
이번 검열로 철직(해임)된 간부가 가장 많은 곳은 당 선전선동부로 알려졌다.
이번 방중 일정을 담은 기록영화에서 김 위원장이 베이징역에 도착한 후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와 왕이 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등 중국 고위간부들에게 영접받는 장면이 중국의 보도 영상과 비교할 때 빈약하고 초라해 보였다는 이유로 기록영화를 편집한 간부들이 “열성과 성의가 없다”고 지적받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 80주년 전승절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펑리위안 여사가 각국 대표단을 맞이하는 과정에 김 위원장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장면을 기록영화에 그대로 내보낸 것도 큰 귀책 사유가 됐다는 전언이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바로 앞인 마지막에서 두 번째로 시 주석 부부의 영접을 받았는데, 이는 중국이 푸틴 대통령과 함께 김 위원장을 최고 수준으로 예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김 위원장이 줄 서 있는 모습을 내보낸 것 자체가 최고지도자의 위상을 떨어뜨린 행위로 문제시됐다.
소식통은 “원수님(김 위원장)께서 ‘뙤약볕이 내리쬐는 천안문 광장에서 인민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다할 때 동무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동무들은 선전선동의 화폭을 담아내는 그 순간에도 우리 당의 사상 의지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드러내지 못했다’며 호통을 쳤다”며 “이에 조선중앙TV 영상편집부 일꾼들을 비롯해 당 선전선동부 일꾼 상당수가 직무 정지나 혁명화(강제 노역 처벌) 처분을 받았다”고 전했다.
당 군수공업부와 제2경제위원회 등 군수 부문 간부들도 이번 검열의 칼날을 피해 가지 못했다. 실제 군수공업부와 제2경제위원회 부부장급 간부와 미사일총국 산하 대대장급 간부, 국방과학원 연구소 부소장급 및 실장급 간부 등이 철직 또는 혁명화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각종 최신 무기를 접한 김 위원장이 무기 개발과 중국과의 군사 분야 기술협력을 다그치면서 군수 부문도 이번 검열의 주요 타깃이 됐다는 설명이다.
북한 당국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을 계기로 중국 측과 기계 부품 및 자재에 대한 협력을 진행하기로 했는데, 군수공업부와 미사일총국 등 관련 단위가 기한 내에 제대로 내용을 갖춘 실무 계획서를 상부에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큰 질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원수님께서 앞채를 메고 모든 것을 희생하며 방중 기간 결실을 맺었는데, 그것을 즉시 실천으로 옮겨야 할 일꾼들이 건달을 피우며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 결국 처벌을 받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군수공업부는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국방 발전 5개년 계획’에 대한 종합 평가를 앞두고 있어 이번 검열에 분위기가 한층 더 얼어붙은 상태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밖에도 이번 검열로 외무성에서는 부국장급 1명을 포함한 간부 3명이 철직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중 과정에서 의전을 소홀히 하는 등의 문제가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현재 어느 기관이든 간부들은 숨소리도 내지 않고 있다”며 “그만큼 간부 검열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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