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융 분야에 최초 ARS 서비스 도입…‘183’ 누르면 연결

전자결제 이용 급증에 따라 편의성 개선…실시간 잔액·이력 조회에 더해 ‘0번’ 눌러 상담사 연결도 가능

북한 당국이 금융 분야에 자동응답시스템(ARS) 기반 전화 고객센터를 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평양 각 은행 지점에 게시된 ‘183’ 전화 봉사(서비스) 관련 알림글 일부.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비공식 경제를 제도권의 감시 체계로 흡수하기 위한 목적에서 전자결제 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응답시스템(ARS) 기반 전화 고객센터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카드나 전자결제 앱 이용자들이 증가하면서 사용자의 편의를 높이려는 조치로 분석된다.

데일리NK는 이달 초 평양의 각 은행 지점에 게시돼 있는 ‘183’ 전화 고객센터에 관한 ‘알림글’을 사진을 입수했다. 북한 당국은 이 같은 알림글을 이달 1일 휴대전화 사용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전달했으며, 이후 각 은행 지점에도 같은 내용의 알림글을 게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화번호 <183>을 통한 봉사 내용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알림글에는 “전화번호 183을 호출하여 전성카드와 전성지갑, 저금에 대하여 자동음성봉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직불카드의 일종인 ‘전성카드’에 대해서 문의하려면 숫자 1을, 전자결제 애플리케이션인 ‘전성지갑에 대해 문의하려면 2번을, 카드에 돈을 넣어두는 ‘저금’에 대해 문의하려면 3번을 눌러 일반적인 카드 이용 방법 및 카드 상태, 최근 거래 이력, 잔고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도 담겼다.

특히 당국은 “자동음성 서비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경우 0번을 누르면 봉사원(상담사)를 연결해 직접 문의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상담사 연결 번호를 0번으로 설정해 둔 것은 한국 등 해외 고객센터의 운영 방식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상담사 연결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림글에는 “카드번호나 저금 돈자리 번호입력을 요구할 때 카드번호는 17자리, 저금 돈자리번호는 15자리 숫자를 정확히 입력해야 잔고와 거래 이력 봉사(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도 명시돼 있다.

전성카드와 관련된 첫 단계 매뉴얼인 1번을 누른 후에는 카드와 관련한 세부 서비스를 ARS로 요청할 수 있는데, 카드를 분실했을 때는 1번, 송금을 잘못한 경우 2번, 카드 사용이 동결(정지)됐을 때는 3번, 카드 암호(비밀번호)를 잊었을 때는 4번, 카드 소유자를 변경하려 할 경우 5번,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 경우 6번, 카드 인식이 되지 않을 때는 7번, 카드 이력을 알아보고자 할 때는 8번을 누르면 된다.

북한 당국이 금융 분야에 자동응답시스템(ARS) 기반 전화 고객센터를 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평양 각 은행 지점에 게시된 ‘183’ 전화 봉사(서비스) 관련 알림글 일부. /사진=데일리NK

이밖에 일반적인 은행 계좌에 대한 정보도 전화 고객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알림글의 하단에는 ‘저금과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안내가 담겼는데, 183번을 통해서 개인이 은행에 개설할 수 있는 계좌와 저금 상품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저금에 대해 문의하려면 첫 단계 매뉴얼에서 3번, 이어 1번을 누르면 북한 은행에서 운영하고 있는 일반적인 저금의 종류, 2번을 누르면 개인 계좌의 잔액을 열람할 수 있다.

또한 북한 은행들은 주민들의 유휴 현금을 흡수하고 은행 저축을 늘리기 위해 로또 형식의 ‘추첨제저금당첨번호’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정보도 183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북한 당국이 ARS 서비스를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북한 주민들도 이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최근까지 북한 주민들은 카드와 연결된 ‘돈자리’(계좌)에 잔액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거나 시스템의 오류로 결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물 카드를 가지고 은행에 직접 가야했다. 물론 휴대전화에 전자결제 앱을 설치한 뒤 앱에서 계좌 내역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전자기기에 익숙치 않은 주민들에게는 간단치 않은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ARS 서비스 도입은 주민들의 편의 향상에 더해 카드나 전자결제 앱 사용자급증에 따라 은행 지점에 집중됐던 카드나 앱, 계좌 사용 문의를 바로바로 처리하려는 목적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 동안 당국은 기관이나 기업소가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월급을 현금이 아니라 카드에 연결돼 있는 계좌에 입금하게 하는 등 주민들의 전자결제 사용을 유인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왔다. 이 때문에 북한에서 성인이라면 누구나 전성카드를 소지하고 있다고 할만큼 많은 주민들이 카드나 전자결제 앱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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