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청년들의 연애편지 속 ‘사랑한다’라는 표현을 ‘퇴폐적 생활 양식’으로 규정해 문제 삼으며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함흥시의 한 공장 청년동맹 간부들이 지난 13일 토요일에 초급단체 조직생활을 지도하러 갔다가 한 청년의 소지품에서 연애편지를 발견했고, 그 편지 속에 담겨 있던 ‘사랑한다’는 표현을 지적하며 문제를 크게 키우는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공장 청년동맹 간부들은 초급단체의 생활총화를 요해한 뒤 청년동맹원들의 휴대전화를 비롯한 개인 전자기기 검열을 벌이던 중 한 청년의 가방에서 연인에게 쓴 손편지를 발견했다.
해당 편지에는 “사랑한다”, “늘 네 생각 뿐이다”라는 등 애정 표현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검열을 주도하던 공장 청년동맹 부위원장이 이를 ‘자본주의적 연애관이 스며든 퇴폐적 생활 양식’이라며 문제 삼았고, 곧바로 즉석에서 사상투쟁회를 열었다.
사상투쟁회에서는 이 같은 손편지를 쓴 청년동맹원에 대해 “정신 상태가 썩었다”는 등의 비난이 이어졌고, 공장 청년동맹 부위원장은 이 청년동맹원에게 조직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자아비판을 할 것을 강요했다.
소식통은 “연인 사이에서 ‘좋아한다’라는 표현은 자주 쓰는데, ‘사랑한다’라는 표현은 상대적으로 덜 쓴다”며 “마음은 있지만 말로는 하지 못한 것을 글로 표현한 것일 뿐인데 그것을 문제 삼으니 사상투쟁회 전 과정을 지켜보던 다른 청년동맹원들의 표정도 썩은 오이를 씹은 것처럼 일그러졌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 청년들은 한국·중국 등 출처를 따지지 않고 음악과 영화, 오락 프로그램 등 다양한 외부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이는 당국이 제정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년)과 ‘청년교양보장법’(2021년)에 위배되는 행위로 단속 대상이 된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청년동맹 등 조직을 통해 청년들의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를 불시에 검열해 외부 콘텐츠 소비 행위를 단속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런 불시 검열 과정에서 우연히 손편지가 발견되면서 단순한 언어 표현이 사상적인 문제로까지 번지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청년들은 단속에 걸리지 않으려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지만 조직 차원의 불시 검열은 피하기 힘들다”며 “청년동맹이 이번 사건을 크게 다룬 것은 청년들을 겁주고 사적인 감정까지 옭아매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한편, 연애편지에 담긴 ‘사랑한다’는 표현을 문제 삼아 사상투쟁회까지 진행했다는 소문이 주민 사회에 쫙 퍼지면서 비아냥 섞인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소식통은 “‘사랑한다는 말이 퇴폐면 세상에 퇴폐 아닌 것이 어디 있나’라는 등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 쏟아졌다”며 “사적인 감정 표현까지 단속하는 것은 참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주민 대다수의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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