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살림집 건설 성과 선전에 주민들 냉소…“먼 세상 이야기”

잇따르는 새집들이 소식에 기대감 드러내는 주민도 있지만, 새집 배정 현실성 없다고 보기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우시군 평상농장 살림집(주택) 입사모임이 8월 29일 현지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매체들이 연일 전국 각지의 살림집 준공 및 입주 소식을 전하며 ‘인민생활 향상’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이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기대감도 나오지만, 냉소적인 반응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에 “이달 초 고원군에서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김정은 원수님의 사랑과 로고(노고)’라는 주제로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학습이 진행됐다”며 “이날 학습 이후 한 여맹원이 ‘우리도 새집에서 살아볼 날이 올 것 같다’고 말해 주변의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고 전했다.

이날 이 여맹원이 한 발언의 배경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날 학습이 최근 북한 당국이 최우선 과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인민생활 향상에 초점이 맞춰졌고, 그 대표적 성과로 평양 등 대도시와 농촌 지역의 대규모 주택 건설 사업이 내세워지고 있는 만큼 국가의 새 살림집 제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여맹원의 발언에 다른 여맹원들은 “그렇게만 된다면 걱정이 없겠다”, “우리나라가 군사적으로 강하다는데 이제는 핵에 쓰던 돈을 인민 생활에 돌리지 않겠냐”고 반응했다. 북한 당국이 핵무력 건설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정작 인민 생활은 뒷전으로 미뤄둔 것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기저에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여맹원은 “이밥에 고깃국은 우리가 알아서 먹겠으니, 나라에서 주는 문화주택에서 한 번 살아보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이밥에 고깃국’은 이는 과거 김일성이 “인민 모두가 이밥에 고깃국을 먹는 부유한 생활을 누릴 것”이라며 경제 발전 목표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내세운 선전 구호다. 결국 “이밥에 고깃국은 우리가 알아서 먹겠다”는 이 여맹원의 말은 풍요로운 미래에 대한 약속이 실현되지 못한 데 대한 한탄이기도 하다.

소식통은 “국가가 인민생활 향상을 외치며 여러 가지 조치를 내놔도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것이 없으면 더 이상 국가를 믿지 않게 된다”며 “단순한 선전으로는 민심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일부 여맹원은 “내 눈에 흙이 들어갈 때나 새집이 생길 것”이라며 기대감을 일축하기도 했다. 현재 살고 있는 지역이 주택 건설 대상지로 선정되고 실제 사업이 진행돼 새집을 배정받아 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소식통은 “새 살림집 건설은 주로 시·군 소재지와 가까운 비교적 발전된 리(里) 단위에서 이뤄지고 경제적으로 낙후한 농촌일수록 건설 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낮다”며 “국가가 직접 추진하는 대형 건설 사업을 제외하면 각 지역이 자체적으로 공사를 맡아야 하기 때문에 가난한 곳일수록 새집이 들어서기 어렵다”고 했다.

인력이나 공사 자재를 보장할 만한 역량이 없는 곳은 살림집 건설 지역으로 선정되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러다 보니 한편에서는 “노동신문에서 떠들썩하게 전하는 살림집 준공 소식은 우리와는 먼 세상 이야기일 뿐”이라는 비판적인 반응도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달 들어서만도 ▲자강도 우시군 평상농장 살림집 입사모임(9월 1일) ▲함경남도 락원포 어촌문화주택 입사모임(9월 5일) ▲자강도 농촌경리위원회 신연공예작물농장·위원군 읍농장 살림집 입사모임(9월 9일) ▲평안북도 창성군 금야농장 살림집 입사모임(9월 10일) ▲자강도 전천군 운송농장 살림집 입사모임(9월 11일) 등 새집들이 진행 소식을 보도하며 주택 건설 성과를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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