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파병 전사자 내세워 학생들 애국심·충성심 고취 나서

고급중학교들에 교양사업 지시 내려져…학부모들 "우리 애들 전쟁터 내몰려는 것 아니냐" 불안감 표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월 22일 “조선인민군 해외작전부대 지휘관, 전투원들에 대한 국가표창수여식이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며 “수여식에는 해외군사작전에서 특출한 공훈을 세운 지휘관, 전투원들과 열사들의 유가족들이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여식에 참석해 직접 표창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교육 당국이 고급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러시아에 파병된 군인들과 전사자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리는 교양사업을 실시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년들에게 애국심과 충성심을 주입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8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청진시 당위원회 교육부는 개학 전 예비 등교일인 지난달 29일 시내 모든 고급중학교들에 “해외 참전 군인, 전사자들을 본보기로 삼아 학생 교양사업을 실시하라”라는 지시를 내렸다.

시당 교육부는 교양사업의 목적을 “학생들에게 조국 수호와 국제사회 동맹 관계에 있어 의무를 수행하는 것의 숭고성을 심어주고, 전사자 가족들에 대한 사회적 존중과 국가적 배려의 필요성을 체득케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각 학교에는 전사자 사진 자료집과 참전군인의 편지 등이 전달됐다. 교원들은 이 같은 자료를 활용해 교양사업을 진행해야 하고, 학생들은 ▲국제주의 전통 ▲영웅적 희생정신 ▲조국보위 의무 ▲자폭정신 등을 주제로 토론을 벌여 그 내용을 기록해야 한다.

이 같은 교양사업은 매주 2시간씩 ‘현행당정책’ 시간에 실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당정책’은 각 학교의 당 세포비서가 담당하는 교과목으로, 김씨 일가의 생애와 업적을 선전하는 ‘혁명역사’ 과목과는 달리 현재 노동당이 실시하고 있는 정책의 당위성과 정당성을 설파하는 과목이다.

특히 시당 교육부는 졸업생 중에 러시아 파병 전사자가 나온 학교는 그 담임교사와 가족까지 소개하고 상봉 모임도 진행해 학생들이 군복무가 얼마나 뜻깊은 것인지를 알게 하고 희생의 고결함과 숭고함 새길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번 교양사업은 단순한 애국심 교육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군입대 기피 현상을 차단하고 당과 수령,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려는 목적이 강하다”며 “특히 이는 고급중학교 3학년 졸업반 학생들의 내년 군 초모와 사회 충원 준비와도 직결돼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청진시 학부모들은 시당 교육부로부터 이 같은 교양사업 지시가 내려졌다는 소식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들을 전쟁터에 끌고 가려는 것이 아니냐”며 “로씨야(러시아) 전쟁이 빨리 끝나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우려의 입장을 표했다.

그런가 하면 일부 학부모들은 “1호(김정은 국무위원장) 행사에 참가한 전사자 가족들을 보면 배 나온 사람은 한 명도 없고 모두 야위어 보였다”며 “간부 자식은 단 한 명도 없어 보였는데, 간부 자식들은 빼돌리고 힘없는 일반 백성의 자식들만 전쟁터에 끌려가 죽음으로 내몰리는 것 아니냐”며 토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