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장애인들에 대한 복지 정책과 권리 보장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인권 비판에 대응하고 대외적으로 ‘인권 국가’ 이미지를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장애인들이 홀대와 멸시에 집 밖으로 나서지도 못할 만큼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수준이 심각하게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지난달 29일 송림시의 한 동네에서 아이들이 장애자를 놀린 일이 어른들 싸움으로 번지는 사건이 있었다”며 “장애자를 자식으로 둔 부모가 거친 표현을 써가며 자기 자식을 놀린 소학교(초등학교) 학생을 때리면서 일이 커진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송림시에 사는 19세 A씨는 선천성 후만증이라는 척추 기형을 앓고 있다. 북한 사회 내 만연한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시선 때문에 A씨는 학교에 다닌 적도 없고 평상시에도 거의 집 밖에 나오지 않는다. 가끔 모습을 드러내면 동네 아이들이 저속한 표현을 써가며 조롱하는 일이 다반사기 때문이다.
사건이 있던 당일 A씨는 정말 보기 드물게 짧은 외출을 했는데, 예비등교를 하고 하교하던 소학교 학생 3명이 그를 보고 손가락질하며 놀려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낀 A씨는 울면서 집으로 들어갔고, 자초지종을 들은 그의 어머니가 곧장 밖으로 뛰쳐나와 소학교 학생들을 붙잡아 손찌검하기 시작했다.
길을 지나던 주민들이 깜짝 놀라 이 어머니를 말리면서 겨우 상황이 진정됐으나 곧 손찌검을 당한 학생들의 부모가 A씨의 집에 몰려들었다.
이들 부모는 A씨의 어머니에게 “○○을 밖에 내보내지 않으면 될 일 아니냐”라는 등 막말을 퍼부었고, 그로부터 싸움이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됐다.
소식통은 “인민반장과 담당 안전원까지 와서 중재에 나섰으나 다툼과 고성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며 “결국 사건은 좋게 마무리되지 못했고, 이웃 간에 앙금만 남게 됐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북한 내 장애인과 그 가족이 처한 실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북한 당국은 2003년 장애자보호법을 제정하는 한편, 장애 아동을 위한 특수교육 실시, 장애인들에 대한 회복 치료 혜택 제공, 복지 및 편의시설 설치 등을 지속 선전해 왔다. 그러나 실제 현실에서는 여전히 장애인들이 교육이나 사회활동 등에서 배제돼 있고, 멸시와 조롱,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장애자가 집 밖으로 나오면 동네 사람들이 대놓고 수군거리고 철없는 아이들은 놀려대는 일이 흔하기 때문에 장애자 본인은 물론 장애자가 속한 집의 모든 가족이 주변의 시선을 두려워하며 살게 된다”며 “장애자 직업교육이나 체육대회 같은 것은 선전에 불과하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외적 이미지나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선전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려는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