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파병 전사자 유가족 우대한다는 게 고작 반값 심카드?

기존 애국열사·영예군인 가족들까지 다 포함돼 봉사소 앞 장사진 이뤄…우대 사업 두고 뒷말 무성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월 22일 “조선인민군 해외작전부대 지휘관, 전투원들에 대한 국가표창수여식이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며 “수여식에는 해외군사작전에서 특출한 공훈을 세운 지휘관, 전투원들과 열사들의 유가족들이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유가족들과 인사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러시아 파병 전사자에게 표창을 수여한 데 이어 유가족에 대한 우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악된 것은 ‘전화카드’를 국정가격에 살 수 있게 한 것인데, 이 같은 우대 사업에 러시아 파병 전사자 유가족만이 아니라 기존 애국열사나 영예군인(상이군인) 가족들까지 대상으로 포함시켜 실질적으로 혜택을 보기가 힘든 상황이었다는 전언이다.

8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이달 1일부터 일주일 동안 도내 지정 통신봉사소에서 러시아 파병 전사자 유가족은 물론 애국열사와 영예군인 가족들에게 전화카드, 일명 ‘심카드’를 국정가격인 63달러에 판매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 약 130달러에 판매되는 심카드를 통신봉사소에서 63달러에 공급하자, 평성시 두무동에 위치한 봉사소를 비롯한 지정 봉사소마다 인파가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뤘다고 한다. 심카드를 사실상 절반 가격에 판매한 것은 상당히 파격적인 조치여서 돗자리를 펴고 밤샘 대기까지 하는 진풍경도 펼쳐졌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런가 하면 길게 늘어선 줄에서 새치기하는 몇몇 주민들로 인해 크고 작은 다툼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안전원들까지 동원돼 질서 유지에 나섰지만, 혼잡한 현장은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심카드를 산다 해도 손전화(휴대전화) 기계가 없거나 요금을 감당하지 못해 당장 쓰지 못하는 이들도 많을 텐데 반값 심카드를 사기 위해 계속 모여드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우대 대상자들이 당장 쓰지도 못할 심카드를 구태여 구매하겠다고 달려든 것은 지금 사두는 게 이득이라는 사재기 심리에 더해 후에 비싼 가격에 되팔아 이득을 남기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이런 모습을 지켜본 주민들 속에서는 ‘부모·자식·형제를 잃고도 고작 67달러 혜택을 받으려고 땡볕에서 줄을 서고 서로 싸우는 게 참 불쌍하다’는 반응이 나왔고, ‘실질적인 경제 혜택을 주려는 시도는 새롭지만, 수량도 부족하고 또 반값 판매에 불과해 희생자 가족들끼리 다투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있었다”고 했다.

또한 소식통은 “과거에는 당에서 나서서 영웅 가족들을 축하하는 모임이나 위문 행사를 조직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게 없고 심카드 반값 판매라는 작은 혜택에 그치고 있다고 꼬집는 사람도 있었다”며 “러시아 파병 전사자 유가족들을 챙겨주는 모양새는 연출했지만, 판매 과정의 혼탁에 많은 사람들이 냉소를 보냈다”고 말했다.

한편, 당국이 러시아 파병 전사자 유가족들만을 이번 우대 사업 대상자로 한정하지 않은 것을 두고서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실제 주민들은 “러시아 파병 전사자 유가족들만으로 특정하면 사회적으로 시선이 집중되니 기존 애국열사나 영예군인 가족들까지 폭넓게 묶은 것이다”, “전사자의 규모가 드러나면 내부에 동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한 게 아니겠느냐”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일부 주민들은 봉사소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우리나라에 이렇게나 많은 희생자 가족이 있었냐”며 놀라워하는 반응이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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