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은 줄어드는데 물가는 폭등…겨울철 땔감 준비 ‘언감생심’

10만원 하던 나무 1㎥ 가격 35만원으로 뛰어…“식량 가격도 올라 추위·굶주림 어떻게 이겨낼지 막막”

북한 주민들이 사용하는 월동용 구멍탄. /사진=데일리NK

북한 주민들이 물가 급등에 겨울철 난방용 땔감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중 국경 지역은 다른 곳보다 겨울이 길고 추운 탓에 주민들이 9월이면 겨울 땔감 준비에 나서는데, 물가가 크게 뛰어 땔감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전언이다.

6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9월이 되면 대부분의 세대가 겨울철 화목(火木) 장만을 시작하는데 올해는 5세대 중 4세대가 화목을 준비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경 지역 주민들은 통상 늦여름부터 겨울철 난방과 취사에 쓸 땔감을 미리 장만한다. 가을에 땔감으로 쓰는 나무나 석탄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급등하기 때문인 것도 있고, 시장에서 파는 땔나무나 석탄이 건조가 덜된 경우가 많아 두세 달 전부터 미리 사서 이를 말려둬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 주민들의 소득은 줄어드는데 물가는 크게 오르면서 서서히 찬바람이 불어오는 상황에도 땔감을 준비하기가 어려워진 상태다.

소식통은 “요즘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나무 1㎥ 가격이 평균 35만 원(북한 돈)에 이른다”며 “이전에는 10만 원이면 나무 1㎥를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가격이 3배 넘게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소득은 오르지 않고 물가만 오르니 화목을 마련할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며 “이제는 2~3일을 벌어야 겨우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보니 앞날이 막막하다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하루 벌어 하루 살기가 훨씬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식량 마련도 빠듯한 상황이어서 겨울철 땔감 준비는 ‘언감생심’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식량 가격도 크게 올라 코로나 이전에는 시장에서 5000원으로 쌀 1kg을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5000원으로 쌀 200g밖에 사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이는 물가 급등에 주민들의 경제난, 식량난이 한층 심화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다른 지역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양강도 소식통은 “올해 돈대(환율)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면서 나무 1㎥ 값이 37~40만 원에 달한다”며 “보통 늦여름부터 초가을 사이에 화목을 장만하는데 올해는 나무를 입방 단위로 사들이는 주민들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지금처럼 돈대가 계속 오르면 겨울철에는 화목 가격이 더 뛸 수밖에 없다”며 “올해는 식량 가격도 예년의 3배 이상 올라 사람들이 겨울철에 추위와 굶주림을 어떻게 이겨낼지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목을 입방 단위로 구매하기 어려운 주민들은 과거에도 땔감 한 단에 북한 돈 3000원 정도를 주고 소량으로 사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땔감 한 단 가격도 6500원으로 2배 이상 올랐고, 땔감보다 가격이 저렴한 착화탄(석탄가루에 톱밥 등을 혼합해 만든 발화용 연료)도 가격이 크게 올라 이마저도 구매하기 힘든 주민들이 많다고 한다.

이에 주민들은 전기 공급이 이뤄지는 기업소에 뇌물을 주고 몰래 전기를 끌어다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도둑전기’를 끌어다 쓰기 위해 내는 뇌물 비용도 마련하기 힘들어 몇 세대가 함께 뇌물 비용을 나눠 부담하는 일도 흔하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양강도 소식통은 “전기를 끌어다 쓸 돈이 있으면 전기 온열기를 사서 난방용으로 쓰는 것이 화목 장만하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든다”며 “그래서 화목을 마련하지 못한 세대일수록 어떻게든 전기를 끌어와서 쓰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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