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맞춰 전군 검열훈련 실시…金 방중에 긴장 유지

불시에 부대 준비태세 기습 점검…검열훈련 종료 후 방중 이슈 이어지자 특별경계 태세도 선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월 5일 “김정은 동지께서 4월 4일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들의 훈련기지를 방문하시고 종합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특수작전능력을 고도화하기 위한 일련의 중대 조치들을 취할 데 대한 중요 과업을 지시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군 총참모부가 한미연합훈련 ‘을지자유의방패’(UFS) 기간 전군(全軍)적으로 불시 검열훈련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에도 북한군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중에 맞춰 특별경계 태세를 선포해 고도의 긴장 수위가 유지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4일 “총참모부 작전국은 지난달 20일부터 열흘간 육군 전연 및 중부군단, 해군 전대, 공군 전단 등의 한 개 구분대를 대상으로 불시 검열훈련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북한군 준비 태세 평가 방식의 일종인 ‘검열훈련’은 상급 참모부가 특정 부대에 예고 없이 명령을 하달하거나 훈련 강평원(평가원)이 직접 부대를 방문해 돌발 지시를 내렸을 때 해당 부대가 얼마나 빨리 전투태세를 갖추고 보고·대응하는지를 시험하는 기습 점검 형태로 진행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검열훈련의 특징은 적군의 긴급 침투로 상급 참모부와 부대 지휘부 간 통신이 끊긴 상황을 가정했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타난 전자전 교란과 지휘망 마비 사례를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검열훈련에 분산 지휘, 기동방어, 전자전 대비, 드론과 무인정찰기 운용까지 포함됐는데 이전과 달리 현대전의 양상을 의도적으로 반영한 실험적 성격이 강했다”며 “이번 검열훈련은 군 내부에서도 점검 차원을 넘어선 새로운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총참모부 작전국은 이번 검열훈련에서 각급 부대 지휘관이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부대를 지휘·통솔하는지, 부대가 적의 공격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준비 태세를 갖췄는지를 집중적으로 평가했다는 전언이다.

검열훈련의 평가는 부대별로 제각각이었다. 신속 대응으로 긍정 평가를 받은 부대는 장병들의 사기가 높아졌지만, 지휘통제 미흡 판정을 받은 부대는 상급의 압박에 분위기가 차갑게 얼어붙었다고 한다.

이 같은 결과는 오는 9월 말 하기훈련 최종 평가에 가·감점 자료로 반영될 예정으로 알려졌으며, 이로 인해 각 부대는 평가 부담을 안게 돼 한동안 군 내부에 긴장감이 이어질 전망이다.

소식통은 “총참모부 작전국은 지휘통제가 미흡했던 부대에 오는 9월 말 하기훈련 종합 판정 기간 전까지 문제점을 퇴치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며 “검열 결과는 지난 1일 총참모부 작전국 전산망을 통해 전군에 공유돼 훈련 강평의 투명성이 강화됐다는 호평이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총참모부는 검열훈련 종료 직후인 이달 1일 전군에 ‘특별경계 태세’를 선포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최고사령관(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따라 전군에 즉각적인 전투태세를 유지하도록 하며 지휘관들은 24시간 자기 위치를 떠나지 말 데 대해 강조됐다”고 전했다.

한미연합훈련에 이어 김 위원장의 방중 이슈도 발생함에 따라 북한군은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고도의 긴장 수위를 지속 유지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