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평양의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직업 ‘TOP 10’은?

조직생활 느슨하고, 체면 서고, 결혼 후에도 계속해 생활에 보탬 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본부유치원. /사진=데일리NK

현재 북한 수도 평양의 20대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의사나 교수가 아니라 학생소년궁전 음악교사로 전해졌다.

2일 복수의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20대 여성들은 직업을 고를 때 조직적으로 통제나 구속이 덜한지, 다른 사람들 앞에 체면이 서는지, 결혼 후에도 계속 일하면서 생활에 보탬이 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북한에서 직업은 지역 인민위원회 노동부의 배치에 따라 정해진다. 여성들은 고급중학교(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는데, 성분이나 가정의 경제적 여건에 따라 직종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존재한다. 이 때문에 고급중학교 졸업을 앞둔 여학생들은 사회생활의 첫 발걸음을 어디에 두느냐가 최대 관심 사안이라는 전언이다.

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해 평양의 20대 여성들이 선호하는 10가지 직업을 순서대로 꼽으면 다음과 같다.

  1. 학생소년궁전·회관 음악지도교사
  2. 유치원 교양원
  3. 소학교 교원
  4. 예술단 예술인·예술선전대 대원
  5. 혁명전적지 해설원·계급교양관 강사
  6. 관광지 안내원
  7. 철도 열차원(안내원)
  8. 주요 식당·여관 봉사원
  9. 약제사·연구사·과학자
  10. 액벌이(직장에 이름만 걸어 두고 일정 금액을 납부하며 장사하는 사람)

학생소년궁전이나 소년회관에서 활동하는 음악 지도교사가 가장 선호하는 직업으로 꼽히는 이유는 학부모들이 자식들에게 노래나 악기를 가르치려는 열의가 큰 만큼 대우가 좋기 때문이다.

자식이 음악적 재능이 있으면 대학 입학 시 특별 전형 기회를 얻을 수도 있고, 인민군 선전대나 유리한 병과에 차출되거나 대형 공장·기업소의 경리부와 같은 ‘알짜 보직’으로 진출할 수도 있다 보니 과외 교육에 투자하는 학부모들은 특별히 음악 지도교사에게 더 신경을 쓴다는 설명이다.

또 기본적으로 학생소년궁전 지도교사는 다른 직업에 비해 조직생활의 구속도 덜해 선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직장은 잦은 동원과 집체 학습, 검열이 뒤따르는데 학생소년궁전이나 소년회관 지도교사들은 학생 지도에만 집중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평가다.

유치원 교양원과 소학교 교원도 상위권에 속하는 인기 직업이다. 어린 학생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성적이나 학생 정치생활에 대한 부담이나 책임이 적고, 학부모들이 개인적으로 선물을 주거나 생활에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생계유지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결혼 후에도 교직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은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일반 직장은 배급이나 생활비(월급)가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반면 유치원 교양원이나 소학교 교원은 소위 ‘먹을 알’이 있어 생활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다 보니 일과 가정을 병행하며 직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기도 하기 때문에 인기 직업으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의사나 교수처럼 명예와 사회적 지위가 높아 전통적으로 선망받던 직업은 오히려 기피 직업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일과 가정생활을 모두 챙기기가 부담스러운 데다 오래 버티기도 어려운 직업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평양 소식통은 “여성 의사는 겉으로는 지위가 높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남성 의사들에게 밀려 오래 버티기가 힘들고, 결혼하면 집안일까지 떠맡게 되니 부담이 크다”며 “여기에 약초 동원, 사회적 동원까지 겹치면 더 힘든 직업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또 다른 평양 소식통은 “교수 같은 전문직은 국가에서 중시한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 생활은 초췌하기 그지없고, 여성들은 특히 결혼하면 대부분 그만둔다”며 “차라리 그럴 바엔 조직생활이 빡세지 않은 직장에 이름만 걸어두고 액벌이를 하는 게 더 낫다고들 한다”고 했다.

소식통들은 “피차 노임(월급)이 없는 상황이니 이왕이면 조직생활이 느슨하고 생활에 도움이 되는 직업을 선호하는 게 요즘 여성들”이라고 입을 모았다.

결과적으로 지금의 20대 북한 여성들은 지극히 현실적인 차원에서 조직생활에 얽매이지 않고 체면을 지키면서 결혼 후에도 적당히 일하며 가계에도 보탬이 되는 직업을 가장 부러워하고 바라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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