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폭등에 우는 서민들…이 와중에 돈주들은 쾌재 부른다

중장비 대여로 외화 수익 올리는 돈주들은 환율 폭등이 오히려 기회…경제적 양극화 더욱 심화

평안북도 살림집 건설 현장의 모습.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내부에서 환율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내화(북한 돈)으로 거래하는 장마당의 소규모 상인들 속에서 “사는 게 피폐해졌다”는 하소연이 터져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한편에서는 오히려 환율 폭등에 득을 보는 이들도 있어 북한 내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31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내에서 외화 환율이 나날이 기록을 경신하듯 계속해서 오르면서 내화(북한 돈)로 거래하는 장마당의 소규모 상인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소식통은 “내화로 소규모 거래를 하는 사람들은 그날그날 거래되는 환율에 따라 물건을 팔면 판대로 손해를 보고 또 못 팔면 하루 벌이를 공치기 때문에 장마당에 의존하는 이런 주민들은 날이 갈수록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환율 폭등의 충격이 모든 주민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외화로 큰돈을 쥐고 있는 돈주들은 환율 변동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데, 심지어 이런 돈주들에게는 지금처럼 환율이 크게 오른 상황이 외화를 더 많이 축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돈주들의 중장비 대여 사업이다.

실제 굴착기 같은 중장비는 운산·향산·구장군 등 예로부터 금 산지로 알려진 곳들에서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중장비를 보유한 돈주들이 이를 대여해주면서 큰돈을 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굴착기 한 대만 보유해도 한 달에 3000달러(한화 약 416만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는 상황이다 보니 주민들 사이에서는 ‘저런 장비만 있으면 천하무적’이라는 부러움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기본적으로도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인데 환율까지 치솟았으니 돈주들은 더 신이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북한에서는 환율 폭등이 단순한 물가 불안정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의 경제적 양극화를 구조적으로 고착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화를 가지고 경제 활동을 하는 서민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고 외화 자본을 축적한 돈주들은 외화를 더욱 불리며 경제적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이에 일반 주민들은 “작은 쪽배는 파도에 뒤집히지만, 큰 배는 파도를 즐긴다”라는 말을 하면서 현실을 꼬집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여기(북한)서 환율 문제는 ‘누가 살아남고, 누가 도태되는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되고 있다”며 “권력을 쥐었거나 환율 영향을 피할 만큼의 자본을 가진 사람들만 살맛 나는 세상이고 이도 저도 아닌 대다수 하층민만 매일 같이 환율에 휘둘리며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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