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요즘 북한 장마당 분위기가 이상합니다. 북적거려야 할 장마당이 한산한데, 물건을 사려는 사람만 줄어든 게 아니라 물건을 파는 매대도 썰렁하다는 겁니다. 북한 당국의 시장 통제가 점점 더 심해지면서 시장이 활기를 잃고 있다는 게 내부 주민들의 이야깁니다. 주민들은 나름의 대안으로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장사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데일리NK는 이 같은 변화가 북한 경제와 주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

환율 급등과 내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물가 상승 쓰나미가 북한 시장을 덮치고 있다. 하루아침에 달러 환율이 20~30% 이상 오르면서 시장 상인들도 혼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시장 상인들의 운신의 폭을 넓혀주기 보단 오히려 이들의 활동을 옥죄고 있다.
평안북도 신의주의 한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 A씨는 “매일 수시로 돈대(환율)가 오르내리면서 장사하는 사람들도 그에 맞게 재빠르게 가격을 변동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는데, 시장관리소에서 수시로 돌아다니며 가격을 바꾸지 못하게 하니 단속원이 없을 때 몰래 물건을 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연일 환율이 급등하고 있음에도 각 지역 상업부와 시장관리소가 상행위를 치밀하게 통제하면서 상인들의 벌이도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강도 강계의 한 시장에서 장사하는 상인 B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월 80딸라(달러)는 남겼는데 지금은 한 달 장사하고 남는 돈이 30딸라도 되지 않는다”며 “물건 받아 와서 본전 떼고, 장세 내고 하다 보면 결국 남는 돈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무엇보다 지난해보다 높은 장세를 요구하는 시장이 많아졌다는 게 이들의 공통적인 전언이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최근 지시에서 장세는 각 지역 상업부와 시장관리소의 협의에 따라 수시로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고 한다. 시장관리원들은 이를 상인들에게 설명하면서 “올해는 8차 당대회가 마감되는 시기라 국가에 계획분을 제대로 내야 한다”며 “국가에 납부하는 것이니 돈에 대한 명목을 따지지 말고 지시에 잘 따라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상인들은 이를 국가의 통제나 지시에 순응하지 않으면 장사를 지속할 수 없다는 일종의 압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음은 상인 A씨, B씨와의 인터뷰 내용.
-현재 공식 시장 운영 시간은 어떻게 되나? 운영 시간이 짧아지진 않았나?
A: “신의주 ○○시장은 10시부터 20시까지 문을 열고 있다. 모내기 전투나 국가적 행사가 진행될 때는 운영 시간이 줄기도 하고 아예 문을 닫기도 하는데 현재는 시장 운영이 원래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조국해방의 날(8·15)을 하루 앞둔 14일에는 오후 3시에 파장하고 모두 집에 들어가서 중앙 경축행사를 집체 청취하라고 지시가 왔다. 물론 다음날인 15일에는 완전 휴장했다.”
-최근 시장관리소를 통해 중앙의 통제 지시가 내려온 게 있다면 어떤 것인가?
A: “여러 가지 지시가 많이 내려오는데, 장세에 대한 것도 있었다. 하도 장세 기준이 달라지고 여기에 불만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시장관리소가 돈을 거두면 따지지 말고 잘 내라는 내용이었다. 올해 중요한 국가적 정치 행사가 많아서 시장 꾸리기로 자금 거두는 것이니 불만을 부리지 말라는 얘기도 있었다. 또 위생검열을 강화, 식중독이 발생하지 않도록 음식에 대한 철저한 관리, 결핵이나 간염 등 전염병 이력이 있는 사람이 장사를 할 경우 6개월에 한 번씩 신체검사 확인서를 제출하라는 지시, 전자제품을 팔 때는 보위부로부터 판매허가증을 발급받은 후 판매 대장에 제품 기종과 일련번호를 적은 후 시장관리소에 제출해야 한다는 지시도 있었다.”
B: “일단 새로운 지시가 워낙 자주 내려오니 상업부에서 지시가 내려올 때마다 집행에 잘 따르라는 강조가 있었다. 특별한 것은 낟알 매대의 판매량을 늘려줬다는 것이다. 지난 8일 내려온 지시에 따르면 낟알 매대는 1인이 쌀이나 강냉이, 콩 등을 기존 하루 18kg에서 30kg까지 팔 수 있게 판매량을 늘려줬다. 그러면서 이게 당의 배려라고 강조했다. 아마도 낟알 값이 계속 치솟으니 장사들이 더 많은 양을 팔 수 있게 해준 것 같다.”
-시장에 대한 국가의 통제가 강화되면서 매대를 포기한 상인들도 있나?
B: “장사가 안 되는데 장마당에 나오면 장세를 내야 하니 장사들이 아예 시장에 안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요즘은 손전화(휴대전화)를 다 갖고 있고, 전화 한 통이면 배달로도 물건을 팔 수 있으니 장마당에 안 나오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도 장마당에 매대를 가지고 있는 것과 매대가 없는 것은 다른 얘기다. 하루 이틀 장마당에 안 나올 수 있어도 매대를 아예 포기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요즘은 장사가 워낙 안되니 비어 있는 매대가 많이 보이긴 한다.”
-빈 매대는 주로 어떤 품목을 취급하는 매대인가? 반대로 장사가 잘되는 매대는 무엇을 파는가?
A: “밀가루, 밀쌀, 밀국수 파는 매대들이 비어 있다. 요즘 밀이 워낙 비싸서 사는 사람도 별로 없고 물건 가져오기도 힘들다고 한다. 밀가루 외에도 사탕가루(설탕)나 기름 파는 매대도 비어 있는 경우가 있다. 의약품이나 수입 식료품들은 예전만큼 장사가 잘 안되는 것 같다. 돈대가 워낙 높아져서 사는 사람도 없고 팔아도 이익을 못 남길 때가 많다.”
B: “정육 매대는 없다고 봐도 될 정도다. 생대 돼지를 건사할 데도 없고, 워낙 비싸 수요가 높지 않다. 그러다 보니 정육 매대는 7월부터 거의 비어 있었다. 과일 매대, 사탕가루, 후추, 참깨 파는 매대들도 한두 명 나오고 나머지는 맨날 비어 있다. 사는 사람은 적은데, 매대에 물건 펼쳐 놓으면 장세는 내야 하니 이런 물건 파는 장사들은 안 나오는 날도 많다. 그나마 잘 팔리는 물건은 남새(채소)나 강냉이 국수, 콩, 닭 사료, 담배, 냉동깡판 생선 같은 것이다.”
-시장 통제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모양인데, 이에 대한 상인들의 의견은 어떤가?
A: “아무리 장마당을 통제한다고 해도 집에서 팔고 골목에서 팔고, 자전거 뒤 짐틀에 끈으로 묶어서 끌고 다니면서 팔면 된다. 국가가 아무리 장사를 통제해도 일 없다(괜찮다). 우리가 언제 국가를 믿었나. 인민이 각자 알아서 산다. 통제에 불만 있다고 괜히 의견 부려서 반동 취급을 받을 필요도 없다. 돈을 더 많이 벌어서 내라는 만큼 낼 수 있으면 장마당에 나오고 그게 힘들면 당분간 집에서 팔면 된다. 장사들도 각자 통제를 피해 갈 방법을 세우고 있다.”
▶관련 기사 바로보기:
[활기 잃은 장마당①] 시장 통제에 매대 포기하는 상인들
[활기 잃은 장마당②] 집에서 손전화로 물건 파는 상인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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