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 존중” 이재명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에 北 주민들 반응은?

남북관계 개선 기대 내비치기도 하고 "평화통일 외쳐도 속내는 다를 것"이라며 싸늘한 시선 보내기도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내용이 북한 주민들에게도 전해졌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어떤 주민들은 평화 메시지에 기대감을 표한 반면, 어떤 주민들은 “속내는 따로 있다”며 불신을 드러냈다는 전언이다.

21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회령시 주민들 속에 한국 대통령의 조국해방절(광복절) 연설 내용이 조용히 퍼지고 있다”며 “이를 접한 주민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하고 냉담한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내용 가운데 북한 주민들이 주목한 부분은 “북측의 체제 존중”, “평화적 통일”, “핵 없는 한반도” 등이다.

실제 이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또 “남과 북은 원수가 아니다. 남과 북은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고 인정하되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그 과정의 특수관계”라며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 없는 한반도”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40대 회령시 주민은 “새 대통령이 예상대로 우리나라(북한)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며 “한국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적으로 보지 않고 협력하겠다고 한 발언에 앞으로 관계가 회복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겼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50대의 또 다른 회령시 주민은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부터 (남북)관계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했는데, 이번 연설 내용을 접하고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하루빨리 관계가 좋아져 국경 통제가 완화되고 옛날처럼 돈벌이도 하고 사람들이 밥이라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소망을 밝혔다.

국경 지역은 내륙에 비해 외부 정세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남북관계 악화에 따른 주민 통제 강화가 주민 생활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이 때문에 국경 지역 주민들은 남북관계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번 경축사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일부 북한 주민들은 “확실히 새로 당선된 대통령은 뭔가 다르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이와 반대로 싸늘한 시선을 보내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일부 주민들은 “왜 지금에서야 선량한 척하느냐”, “우리 원수님(김정은)께서 아니라면 아닌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어떤 주민들은 ‘왜 이제 와서 우리와 잘 지내자고 하느냐. 우리나라가 핵보유국이 됐기 때문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면서 “한국 대통령이 겉으로는 평화통일을 외쳐도 속내는 다를 것이라 의심하고, 관계 개선을 말하면서도 비핵화를 거론하는 것은 우리를 우습게 보는 처사라는 반응도 있다”고 전했다.

일부 회령시 주민들은 “온갖 반(反)공화국 책동을 벌여 놓으면서 친하게 지내자면 누가 받아들이겠느냐”며 “적대 관계가 하루아침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을 내놓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전날(14일) 조국해방 80돌(주년)을 맞아 평양 개선문광장에서 경축대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행사에 참석한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한편, 광복절을 맞아 열린 경축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상 처음으로 연설을 한 것과 관련해서도 주민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러시아와의 밀착과 협력을 강조할 뿐, 대남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한국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으신 것은 말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며, 이는 그만큼 조한(남북)관계가 얼어붙어 있다는 증거”라고 말하기도 하고 “함께 해방된 날인데, 대한(對韓) 언급이 전혀 없으니 뭔가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그보다 주민들은 관련 보도 화면에 비친 평양의 거리 풍경에 시선을 빼앗겼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웅장하고 화려하게 변한 평양의 모습이 TV에서 보던 다른 나라 풍경과도 비슷해 원수님(김 위원장)이 정말 많은 일을 해내셨다는 것을 느끼며 눈물을 훔친 이들도 있었다”고 했다.

다만 소식통은 “많은 주민이 생계 때문에 명절인 15일에도 장사에 나서야 했고 다른 것에 신경 쓸 마음의 여유조차 없었다”면서 “지금 평백성들에게는 화려한 거리가 아니라 최소한 배를 곯지 않도록 하는 국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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