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중 무역 주도했던 평안북도 무역회사들 ‘숨통’ 조여…왜?

국가 유일무역제도에 악영향 끼친다며 주요 무역회사 대대적 검열…북중 무역 손실 우려도 제기

화물트럭이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압록강철교(중조우의교)를 통해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로 향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최근 대중(對中)무역에 깊숙이 관여된 평안북도 무역회사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검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 전반에 대한 국가의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2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검열은 내각 대외경제성과 국가보위성이 협력해 주도하고 있으며, 도(道) 인민위원회 무역관리국을 포함해 도내 주요 무역회사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앞서 대외경제성은 무역에 대한 국가 유일무역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제의서를 올렸고, 이후 국가보위성과 합동으로 한 달간 집중 검열을 실시하라는 1호(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시가 하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대외경제성과 국가보위성의 검열을 받고 있는 무역회사들은 코로나 이전부터 중국과의 무역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국가 지시 사업을 수행해 온 중·대형 외화벌이 단위들이다.

내부에서는 중앙의 무역 지시보다 중국 대방(무역업자)과의 거래나 개별 조직의 이윤을 우선시해 온 관행을 바로 잡기 위해 이 같은 검열이 시행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관행이 중앙의 무역 관리와 통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무역회사들에 대한 ‘옥죄기’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이번 검열을 계기로 무역회사 간부들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 개편을 단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번 검열은 중국을 상대하는 무역일꾼들을 간부사업(인사)을 통해 길들이고 요직에 충성분자들을 심어 두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앙당에서도 개입해 문제가 있는 간부들을 정리한다는 방침이 내려진 상태”라며 “이미 지나간 일들을 문제 삼아 오랫동안 중국과 일해온 무역일꾼들에 대한 혁명화 조치(강제 노역·사상 교육 등의 처벌)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에서는 평안북도 내 주요 무역회사를 대상으로 한 이번 검열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검열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평안북도 무역회사에 대한 검열을 본보기 삼아 전국에 포진돼 있는 주요 무역회사들에 경각심을 주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검열이 시작되면서 전국의 무역 부문에 책임 있는 무역일꾼들이 숙청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점점 퍼지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코로나 이후 무역일꾼들에 대한 숙청이 없었는데, 이번 검열을 통해 숙청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자 분위기가 순식간에 차갑게 가라앉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선 현장에서는 이 같은 검열이 북중 무역에 장기적인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식통은 “지금 무역일꾼들 속에서는 중국과 오래 무역을 해온 회사들과 일꾼들을 탈탈 털면 앞으로 무역이 원활하게 진행되겠느냐며 결국 손해는 국가가 보게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