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턱턱 막히는 막장에서 탄 캐다 쓰러지는 노동자들

온도 40도 넘고 환기도 제대로 안돼 탈진하는 사례 빈번…"건강 보장되는 작업 환경 마련해 줘야"

2·8직동청년탄광.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화면캡처

최근 북한 함경북도에 위치한 탄광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들이 잇따라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염으로 갱도 내부 온도가 치솟으면서 산소 부족과 열기로 인한 탈진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는 전언이다.

7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온성탄광 등 함경북도 내 탄광들에서 노동자들이 작업 중 쓰러지는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며 “여름철 한낮의 탄광 막장 내부는 40도 이상으로 치솟는데, 이렇게 내부 기온이 높아진 상태에서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아 탄광 노동자들이 탈진이나 산소 부족으로 정신을 잃는 일이 빈번하다”고 전했다.

함경북도의 일부 기업소들이 폭염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작업 시간을 조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온성탄광도 노동자들이 막장 내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교대 근무를 기존 하루 2교대에서 3교대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워낙 작업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하루 평균 2~3명의 노동자가 작업 중 쓰러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바깥 온도가 30도를 넘으면 갱도 안은 공기 흐름이 거의 없어 40도 이상까지 오르고, 여기에 마스크까지 해야 하니 숨쉬기조차 어렵다”며 “습도까지 높아 땀이 줄줄 흐르면서 탈진할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된다”고 했다.

그는 “작업 시간을 줄여도 사고를 막기 어렵다”며 “더욱 안타까운 것은 쓰러진 노동자들이 겨우 정신을 차리면 곧바로 다시 막장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탄광 노동자들이 제대로 쉬지도 않고 막장으로 돌아가는 이유는 그나마 공급이 나오고 있기 떄문이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국가 식량 배급 체계가 사실상 붕괴됐고, 노동자들이 매일 같이 출근해도 임금이나 식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실상의 무보수 노동이 만연해졌다.

그러나 탄광 같은 험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일부 식량이 공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탄광 노동자들은 작업 시간이 줄어들면 그만큼 공급받는 식량의 양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쓰러졌다가도 정신을 차리면 곧장 막장으로 복귀해 작업을 지속한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무리해서라도 작업을 이어가려 한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탄을 캐는 사람들은 대부분 생활 형편이 가장 어려운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라며 “노동 강도가 매우 높고 폐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높지만 생활난에 시달리는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서 작업을 하다 쓰러져도 정신을 차리고 다시 갱도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탄광의 열악한 작업 환경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소식통은 “사람이 소나 기계가 아닌 이상 쓰러졌던 사람이 곧바로 일을 한다고 한들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있겠느냐”며 “생산 계획 달성을 다그치려면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이 보장되는 작업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