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혁명붉은기 쟁취운동’ 참가 단위들, 체육기자재 수입 적극

체육시설 꾸리기가 평가 항목 되다 보니 보여주기식 기자재 들이기만 골몰…부담은 근로자들이 떠안아

북한 주민들이 평양대동강수산물 식당 지하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신발을 신지 않는 모습이 눈에 띈다.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아리랑메아리’ 홈페이지 화면캡처

평안북도 신의주시 내 공장·기업소들이 ‘3대혁명붉은기 쟁취운동’의 일환으로 체육기자재 수입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체육 활동의 대중화를 통해 문화혁명을 이뤄낸다는 목적이지만, 현장에서는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에 “요즘 조선(북한) 쪽에서 탁구대, 라켓, 실내용 자전거(사이클), 실내 달리기 기구(러닝머신) 등 체육기자재 주문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이 주문은 대부분 3대혁명붉은기 2중·3중 쟁취운동에 참가하는 신의주 내 공장·기업소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3대혁명붉은기 쟁취운동은 1970년대 김정일이 내세운 대중운동으로, 사상·기술·문화 등 세 가지 분야에서의 혁명적 전환과 전면적 개조를 제창하고 있다.

이 운동은 공장·기업소를 비롯한 모든 사회 단위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사상혁명·기술혁명·문화혁명이라는 ‘3대혁명’의 과업을 모범적으로 수행해 ‘3대혁명붉은기’를 수여 받기 위해 경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이제는 3대혁명붉은기를 수여 받지 않은 곳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라, 이미 3대혁명붉은기를 쟁취한 단위가 또다시 수여 받는 2중 쟁취운동, 세 번 중복해 수여 받는 3중 쟁취운동이 강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평안북도 소식통은 “기본적으로 운동은 단위 내 사상 교양 사업이나 일꾼·근로자들의 문화적 소양 향상이 주를 이루고 있고, 기술적 혁신은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단위 내 교양 시설이나 체육시설을 잘 꾸리고 갖추는 것이 평가의 주요 항목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각 단위에서는 당 창건 80돌(10월 10일)을 앞둔 시점에서 경쟁적으로 운동에 집중하며 시설 현대화에 몰두하고 있는데, 각종 체육기자재를 적극적으로 들여와 꾸리기에 나서고 있는 것도 바로 그 이유”라고 했다.

체육 활동의 대중화가 문화혁명을 이뤄내는 하나의 방안으로 되기 때문에 각 단위에서는 체육 활동에 필요한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체육기자재 수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근로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위별 꾸리기 사업 비용이 근로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근로자들은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체육시설 꾸리기에 돈을 걷고 개별적으로 부담을 떠넘기는 게 싫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면서 “정작 신경 써야 할 건 배급 문제인데 체육기자재를 들여와 보여주기식으로 꾸리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체육시설이 꾸려져도 정작 근로자들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형식적으로만 갖추고 있을 뿐 모시고 사는 거나 별반 다름이 없다”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는 “실적을 내기 어려운 단위일수록 이러한 정치성 운동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며 “그 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지는 근로자들은 실질적인 생산성과 무관한 명예 쟁취에 집착하는 행태에 진저리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