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눈물의 여왕’ 한류 콘텐츠 北서 은밀히 인기몰이

北 당국의 엄격한 통제에도 퍼지는 한류…“울리기도 웃기기도 하면서 고단한 일상의 위로가 돼”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미스터트롯’과 드라마 ‘눈물의 여왕’ 포스터. /사진=TV조선, tvN 제공

TV조선의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미스터트롯’과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이 북한 국경 지역에서 확산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수들의 세련된 무대 매너와 풍부한 감정 표현 그리고 현실과 대비되는 부유한 세계에 대한 동경이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한국 영상물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에서 최근 국경 연선 지역을 중심으로 ‘미스터트롯’과 ‘눈물의 여왕’ 영상이 은밀히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스터트롯’을 몰래 시청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우리나라에는 왜 저렇게 멋있는 남자 성악배우들이 없을까”, “우리에겐 여자 성악배우는 많은데 남자 성악배우는 너무 적다”는 등의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실제 회령시의 한 주민은 “얼굴도 잘생기고 노래도 잘하는 이런 멋진 남자 성악배우는 처음 봤다”며 “춤도 얼마나 자연스럽고 능란한지 넋이 나간 듯 계속 보게 되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회령시 주민도 “‘미스터트롯’을 보면 마치 무대 공연이라기보다 오락회 시간에 노래하는 것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럽다”며 “딱딱한 여기(북한) 무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라 한번 보면 사람들이 황홀해하며 열광하게 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양강도 국경 지역에서는 한국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재벌가 부부가 이혼 위기 끝에 서로를 이해하고 다시 가까워진다는 이야기는 여기(북한) 현실에서는 정말 낯선 설정이라 더 빠져들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혜산시의 한 주민은 “이혼까지 갔던 부부가 다시 손을 잡는 과정이 참 눈물겹더라”라며 “부부가 갈등을 겪다가 다시 애정을 회복하는 과정은 우리의 삶과도 닿아 있는 듯해 자연스레 마음이 끌렸다”고 시청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혜산시 주민은 “평소 한국 부자들의 삶이 궁금했는데, 드라마를 보면서 그들에게도 또 다른 마음의 고통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배우들의 연기도 너무 실감 나서 마음이 다 들썩였다”고 했다.

북한 주민들 속에서는 “음악이든 드라마든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데는 한국 영상물이 최고”라는 평가가 자자하다는 게 소식통들의 말이다.

북한 당국은 지난 2020년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해 한국 영화나 녹화물, 편집물, 노래 등 한류 콘텐츠의 유입과 유포, 시청 행위를 엄격히 처벌하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내부로 은밀하게 유입된 한류 콘텐츠를 소비하며 한국 문화를 동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소식통은 “한국 영상을 보다가 단속에 걸리면 큰 처벌을 받기 때문에 나름대로 방비책을 세우고 시간을 쪼개서 조심조심 영상을 보지만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는 게 공통된 반응”이라며 “한국 영상물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면서 고단한 일상의 위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