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에어컨·아이스크림 기계 수요 늘어…국가 밀수 활발

수입량만 보면 예년의 5배 정도 증가…국경 지역으로 반입된 제품 평양 등 내륙 지역들에 유통돼

북한 무역회사들이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중국산 가정용 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무역일꾼들이 국가 밀수를 통해 중국에서 에어컨 등 계절성 전기제품을 활발히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요즘 에어컨과 아이스크림 기계가 대거 조선(북한)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예년에는 7월이 되면 여름철 전자제품 거래가 끊겼는데 올해는 7월에도 주문량이 많다”고 전했다.

북한의 여름용 전기제품 수입은 주로 5~6월에 집중됐고, 7월부터는 겨울철에 필요한 제품으로 수입 품목이 전환되는 양상이 그동안 지속돼 왔다. 하지만 올해는 7월에 들어서도 여름용 전기제품 수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수입량만 보면 예년보다 5배 정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이전에는 이 시기에 에어컨을 2대 정도 수입했다면 올해는 10대 이상 수입하고 있다는 얘기다.

북한 무역일꾼들이 중국 대방(무역업자)들에게 주문하는 에어컨은 대부분 2000~4000위안(한화 약 38~77만원)가량의 중저가 제품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조선과 거래하는 중국 대방들은 조선 무역일꾼들이 저렴한 제품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 싼 제품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 북한 무역일꾼들의 아이스크림 제조 기계 주문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아이스크림 기계는 그동안 1년에 한두 대 정도 주문이 들어왔는데 요즘에는 한 번에 5대씩 수시로 주문이 들어오고, 빨리 사서 보내달라며 재촉하는 일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다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따라 북한의 기계류 수입이 금지돼 있어 이 같은 제품은 비공식적인 경로로 북한에 반입되고 있다.

소식통은 “공식적으로는 기계류를 조선으로 보낼 수 없기 때문에 밀수로 보내고 있다”며 “주로 양강도와 함경북도 국경을 통해 물건을 보내는데, 이렇게 들어간 물건이 평양이나 남포까지 전달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양강도나 함경북도의 밀수업자들은 에어컨, 아이스크림 기계, 선풍기 등 여름용 전기제품을 중국에서 대량 수입해 전국 주요 도시들에 유통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여기(북한) 일반 가정들에서는 대체로 선풍기로 여름을 버티고 냉풍기(에어컨)을 사용하는 세대는 손에 꼽을 정도인데 올해는 조금 상황이 달라져 냉풍기를 사려는 주민들이 늘었고 상점에서도 냉풍기 제품을 흔히 볼 수 있다”며 “공급이 많아지면서 한 번도 냉풍기를 써보지 못한 사람들도 돈을 벌어서 사겠다는 마음을 먹는다”고 말했다.

이밖에 또 다른 양강도 소식통은 “올해는 작년보다 날씨가 훨씬 더 덥고 습해서인지 얼음이나 에스키모(아이스크림)를 파는 곳들에 손님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그래서 일부 경제력 있는 주민들은 돈벌이를 위해 중국에서 들어온 에스키모 기계를 직접 구입한다”고 전했다.

아이스크림 기계 1대는 대략 2000위안에 거래되는데, 일단 기계만 있으면 길가에 놓고 오가는 행인들에게 즉석에서 만든 아이스크림을 판매해 여름 한철 동안 적잖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경제력 있는 주민들은 이 기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