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과학기술인재화’ 구호 아래 원격교육 강조하지만 현실은…

원격교육학부 수강생도 없고, 교육 인프라도 턱없이 부족…원격교육 담당하는 교수진들만 부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월 20일 대동강식료공장 직원들이 생산 활성화를 위해 과학기술을 학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전민과학기술인재화’를 앞세워 수년간 전국 대학에 원격교육 활성화 방침을 하달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수강자는 소수에 불과하고 교육 인프라 역시 턱없이 부족해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형식적인 대응만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데일리NK 복수의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내각 교육성은 지난달 말 “과학기술강국 건설의 주력은 원격교육으로부터 나온다”며 산하 고등교육국에 전국 대학들의 ▲원격강의 수강자 수 ▲강의 진도 ▲인트라망 접속률 등을 매일 조사하고 장악할 것을 지시했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국가에서는 지금 전국의 많은 대학들에서 원격교육이 진행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아 원격교육의 덕을 보려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황해북도 송림시 소재 송림금속기술대학 원격교육학부는 연중 아무 때나 입학해 수강할 할 수 있어 제도적으로는 문턱이 낮지만, 실제로 몇 년간 원격교육을 받은 인원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한다. 그마저도 기업소에서 지시를 받아 형식적으로 등록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전언이다.

교육 인프라 부족도 심각한데, 지방에는 원격교육에 필수적인 컴퓨터나 전력 등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아 정상적으로 교육을 진행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청진공업기술대학에서 원격교육 도중 정전이 발생해 강의가 중단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김책공업종합대학을 비롯한 중앙급 대학은 그나마 원격교육이 잘 될는지 모르겠지만, 지방 대학은 전기가 오지 않아 아예 콤퓨터(컴퓨터)를 켜는 것조차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국가가 과학기술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누구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게 원격교육 체계를 활용한 교육에 힘쓰고 있다고 선전하지만, 정작 노동자들은 그건 ‘조선말이 아니다’(딴 나라 이야기다)라며 비웃는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큰 부담을 안고 있는 것은 원격교육을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대학의 교수진이다. 원격교육이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고 있더라도 교수안과 진도표를 갖춰놓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이제는 출석부까지 가짜로 꾸며서 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결국 북한 당국이 추진하는 원격교육은 현실과의 괴리를 해소하지 못한 채 형식적인 실적관리로 귀결되고 있으며 ‘전민과학기술인재화’라는 구호는 무의미한 외침일 뿐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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