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상점들에 유통기한 지난 당과류 수두룩…처리는 어떻게?

보기에만 좋은 제품들 주민들에게 외면 받아…재고는 '정리 가격'으로 싸게 풀리거나 장마당에 유입

북한 평양 소재 유아종합식료공장 등에서 생산된 당과류 제품.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식료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들을 내세워 인민 생활 향상을 선전하고 있지만, 정작 제품이 소비되지 않으면서 유통기한이 훌쩍 넘어가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4일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은 “요새 공장들에서 나오는 제품들을 보면 상표나 포장이 번지르르한데, 맛이나 품질은 개인이 만든 것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며 “가격도 비싸서 주민들은 굳이 비싼 돈을 주고 보기에만 좋은 것을 사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평양 소재 식료공장들은 경쟁적으로 ‘상표 현대화’, ‘포장 고급화’ 전략을 내세워 당과류와 음료 등 다양한 생산 제품들을 상점에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제품들은 개인들이 만들어내는 제품들보다 맛이나 가격 면에서 훨씬 떨어진다는 평가와 인식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무엇보다 구매 여력이 부족한 주민들은 주식이 아닌 간식으로 먹는 당과류 구매에는 선뜻 주머니를 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실정으로 인해 상점들에는 제품들이 쌓여가고 있고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제품들도 다수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식료공장 간부들은 “생산을 하면 소비가 뒤따르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처럼 소비가 안 되면 장기적으로 생산을 어떻게 하겠느냐”며 답답함이 뒤섞인 넋두리를 늘어놓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상점들은 쌓여가는 재고품들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팔리지 않고 계속 쌓이기만 하는 일부 제품들은 상점 측에서 ‘정리 가격’이라는 명목으로 시중에 싸게 풀기도 하고, 유통 경로를 우회해 장마당에 풀려 더 싼 가격에 판매되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북한 당국은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의 포장지에 생산날짜, 보관기일, 주원료, 영양 성분, 2차원 식별부호(QR코드)와 같은 것들을 무조건 표기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제품들은 형식적으로만 요건을 갖추고 있고, 표기된 내용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더 큰 문제는 여기(북한) 사람들이 생산날짜나 보관기일 같은 것에 무감각하고 영양 성분 같은 것은 찾아보지도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이다 보니 공장에서 생산된 당과류가 보관기일이 한참 지났는데도 장마당에서 아무렇지 않게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상점들은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의 일정 분량을 건설장이나 부업지, 학교 등에 후방물자 지원 형태로 공급하기도 한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건설장이나 부업지들에 당과류 같은 후방물자가 내려오면 사람들은 공짜 간식이라며 반기면서도 소비가 안 돼 그 덕을 보는 것이라는 씁쓸한 말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