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호임업연합기업소 간부·노동자 사상 해이 동향에…

당에서 제시한 생산 과제 수행에 태만하고 계급의식도 결여…黨에서 대책적인 지시 내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월 3일 “장진강에 올해의 첫 떼를 띄웠다”며 얼마전 121호림업연합기업소 룡하림산사업소 유벌작업소 간부들과 유벌공들은 겨울철 통나무 생산에 박차를 가하며 통나무를 떼무이터에 쌓아놓았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양강도에 위치한 121호임업연합기업소에서 간부·노동자들의 사상 해이 동향이 노골적으로 나타나 당(黨) 차원에서 대책적인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121호임업연합기업소 임업건설대의 일부 지도일꾼들과 노동자들이 당이 내린 생산 과제 수행에 태만하고 자본주의적인 사고방식을 추구하면서 정치적인 발언을 하기도 하는 등 계급의식이 부족한 모습을 보인 것과 관련해 당에서 긴급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 당위원회는 지난달 말 임업 부문의 중점 단위로 지정돼 있는 121호임업연합기업소에 중앙에서 내려온 긴급 지시문을 하달했다.

해당 지시문에는 121호임업연합기업소 임업건설대가 6월 말까지 전략 수림지구에 대한 벌목 및 목재 수송 전투를 무조건 완결하라는 과제를 받았으나, 일부 간부들과 작업반 노동자들이 태업하거나 해이한 근무태도를 보이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나타났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번 과제는 반미투쟁 월간(6월 25일~7월 27일)과 맞물려 계급투쟁적 성격의 정치적 과업으로 당에서 중시하고 있지만, 일부 작업반들은 “작업이 바쁜데 무슨 계급교양이냐”면서 해야 하는 계급교양 사업도 무시하고 당에서 내려보낸 계급교양 자료들과 노동신문 종이를 담배 용지로 다 써버리는 등 계급적 자각이 결여된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로 지시문에는 임업건설대 간부들과 노동자들이 “6~7월만 되면 반미투쟁이냐”며 투덜거린 행위들과 최전방에서 복무한 한 제대군인 출신 노동자가 한국 방송을 들었다면서 “조국해방전쟁(6·25전쟁)은 남조선(남한)이 먼저 들이친 게 아니라 우리나라가 일으켰다고 하더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한 행위 등 문제 동향이 반영됐다.

중앙에서는 이를 단순한 실무적 태만이 아니라 계급투쟁의 의의를 똑바로 인식하지 못하고 혁명정신을 상실한 사대 매국적 사상 잔재 행위로 규정했다.

이 같은 중앙의 지시문을 접수하고 하달한 양강도당은 121호임업연합기업소 임업건설대를 “사상적으로 매우 해이된 사상 무장 해제 단위”로 지적하고, 6월 말까지 해당 단위의 모든 간부와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상투쟁회의를 작업 현장에서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도당은 “조국해방전쟁을 치른 전쟁 노병들이 시퍼렇게 증인으로 생존하고 있는데도 적들의 가짜 선동에 넘어가 유언비어를 퍼트렸다”며 해당 단위에 사상 검열조를 파견하는 한편, 참전 노병들과의 상봉 모임 조직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도당은 매일 ‘도끼와 전기톱을 들기 전에 마음속 잡초의 싹을 잘라내는 잡초 제거기부터 들라’는 구호를 외칠 것과 ‘조국해방전쟁 참가자들의 회상기’를 활용한 학습을 제도화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임업건설대는 국가 전략 자재 확보를 위한 핵심 과업을 맡았고, 이들이 6월 말까지 계획된 벌목량을 달성하지 못하면 당장 7월과 올해 가을 군수 부문과 탄광·광산과 같은 생산 단위, 제방 건설장 등에 보장해야 하는 목재 수송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는 상황이었지만, 도당은 사상적 해이가 더 심각하다고 보고 이런 지시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