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북한서 모내기가 늦어진 진짜 이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전국적으로 1100여 개의 농장들에서 기본 면적의 모내기를 끝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지방 농업지도기관과 농장 관료들에 대한 노동당의 탄압이 도를 넘고 있다는 소식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평안남도 농촌경리위원회 모내기 총화(평가)에 참여한 도당 조직비서가 올해 모내기가 늦어진 이유가 일꾼들의 정신상태가 해이한 데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식이면 무사치 못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면서 실제 제일 뒤떨어진 3개 군의 농업경영위원회 위원장과 농장 경리 5명에 대해 직무 정지 처벌을 내렸다고 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책임을 아래에 미는 고약한 습관, 북한 노동당 관료들의 경직된 사업방식에 주민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내기가 늦어지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올해는 이상 기온으로 인한 저온 현상과 공급 부족, 그리고 영농 시기의 변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대목인 기온 문제를 보자. 기후 변화로 저온 현상에 대처해 방풍과 비닐 박막 등을 제대로 설치해야 했지만, 현지에서는 이를 제대로 충당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추운 날씨에 온도 관리를 못해 벼가 늦자란 것이다. 또한 비료와 농약, 퇴비 등의 공급 부족으로 충분한 영양 관리를 하지 못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모내기가 늦어지면 변화된 현실에 맞게 영농공정을 바꾸고 해당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제초제와 이삭거름을 앞당겨 줘야 한다. 적기에 모내기했을 때는 온도가 낮으므로 모를 낸 뒤 10~12일에 제초제를 뿌리고, 14일 뒤에 아지거름을 주면 된다.

하지만 6월 중순 이후 모내기하면 온도가 높아 모의 발육과 생육이 왕성해지므로 아지거름은 주지 않는 대신 밑거름이나 가지거름을 앞당겨 주는 것이 적정 이삭 수를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이때는 잡초의 생육도 왕성하여서 제초제 처리 시기도 앞당기는 게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벼의 충분한 이삭 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벼를 촘촘하게 심으면서 포기당 모의 수를 2~3개 많게 한다. 이는 모내기가 늦어 빛을 받는 시간이 짧아지면 가지가 발생하기도 전에 이삭이 형성돼 충분한 이삭 수를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내기가 늦어지면 재배 관리도 그에게 맞게 달리해야 수량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작년처럼 벼가 자라야 할 시기에 비가 자주 와서 일조시간이 부족할 경우 이삭패는 시기가 일주일 정도 늦어 수확이 감소할 수 있으므로 기상 조건에 맞춘 재배 관리도 중요하다.

생명체를 다루고 시기별 공정이 정해져 있는 농업 부분에서 수시로 제기되는 문제에 이유를 정확히 찾고 해결 방도를 제시해 주는 것이 정답이다. 특히 농작물 재배 기술 문제에 대한 노동당의 관여는 오히려 불필요하다. 북한 노동당은 사람잡이만 하지 말고 농업지도기관과 농장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농업 생산물 증가로 식량문제 해결의 최우선 방안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