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하다 체포된 탈북민, 中 남편 거부로 석방 무산

신분 보증해주면 풀려날 수 있지만 거부해 여전히 구류 중…중국 내 탈북민 사회 불안 고조

2019년 2월 중국 지린성 투먼시 국경 근처 마을. 맞은편에는 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한국행을 시도하다 중국 공안에 체포된 탈북민 여성이 중국인 남편의 인수 거부로 석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소식통은 “랴오닝성 차오양시에 거주하던 30대 탈북민 여성 A씨가 4월 말 한국행을 시도하다 공안에 붙잡혀 현재 구류 중”이라며 “공안은 석방을 결정했으나 보증인 중국인 남편이 이를 거부하면서 A씨는 아직도 감옥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수년 전 탈북해 중국으로 넘어온 뒤 중국인 남성과 결혼해 자식까지 낳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다른 한 중국인 남성과 안면을 튼 뒤부터 남편과 갈등을 겪어왔다고 한다.

소식통은 “중국인들은 원래 탈북민 아내를 잘 믿지 않는다”며 “언제든 도망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돈도 잘 쥐여주지 않는데, 여기에 외도했다는 의심까지 드니 중국인 남편이 돈을 한푼도 주지 않아 A씨는 생리대조차 사지 못했다”고 했다.

결국 참다못한 A씨는 한국행을 결심했고, 실제로 지난 4월 말 살던 집에서 뛰쳐나왔으나 멀리 가지 못하고 공안에 단속돼 붙잡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기본적인 조사를 마친 공안은 최근 A씨를 석방하기 위해 그의 중국인 남편에게 신분 보증과 인계를 요구했으나, 중국인 남편은 “다른 남자와 바람났고 자식까지 버리고 도망친 사람이기 때문에 절대로 받아줄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A씨는 끝내 석방되지 못하고 지금껏 구류돼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탈북민이 공안에 붙잡히면 어떤 이유든 신분을 보장해 줄 중국인 보호자가 있어야 석방이 가능하다”며 “탈북민의 신분을 보증할 사람은 중국인 남편, 가족이 유일한데 데려가지 않겠다고 거부하면 사실상 석방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 내 탈북민들의 열악한 처지를 다시금 실감하게 하고 있다.

소식통은 “탈북민들은 여기(중국)서 불법체류자로 여겨진다”며 “그래서 어떤 문제로 공안에 체포되는 경우 사실혼 관계에 있는 중국인 남편 등이 신분을 보증해 주지 않으면 북송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A씨가 중국인 남편의 거부로 석방되지 못하고 있다는 소문에 중국 내 탈북민들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 모습이다.

소식통은 “중국에 있는 탈북민들은 누구나 한국행에 대한 생각을 품고 있는데, 중국인 남편들이 허락을 하지 않으면 몰래 도망치는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그렇게 도망쳤다가 한국으로 가는 과정에 공안에 체포될 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들도 A씨와 같은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탈북민들은 ‘화장실만 가도 의심하고 달아날까 봐 항상 감시하는데 어떻게 바람을 피우겠냐’며 A씨를 안타까워하고 있고, 일부는 ‘한국행에 성공하기 전까지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며 자신들의 신세를 한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