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절(조선소년단 창립절)을 맞아 북한의 각 소학교(우리의 초등학교)에서 조선소년단 입단식과 함께 운동회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학부모들이 행사 준비에 상당한 부담을 떠안았다는 전언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에 “6일 신의주 시내 각 소학교에서 2학년(9세) 아이들의 조선소년단 입단식과 운동회가 열렸다”며 “학교마다 행사를 조직하고 포치해 일주일 전부터 들썩이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특히 학부모들은 운동회 단체 경기복과 응원복, 응원 도구 마련 비용은 물론 아이들 도시락까지 준비해야 해 경제적인 부담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소식통은 “해마다 6·6절이면 소학교에서 운동회가 열리는데, 아이들은 이날을 손꼽아 기다리지만 부모들은 학교에서 요구하는 돈을 마련해 바쳐야지, 벤또(도시락)도 준비해야지 한숨이 깊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신의주시의 백토소학교에서는 운동회 단체 경기복과 응원복을 학교 차원에서 주문하고 그에 따른 비용(학생 1인당 북한 돈 2만원) 부담을 학부모들에게 전가했다.
학부모들은 돈을 내지 않으면 자식들이 차별받거나 불이익을 당할까 우려해 불만도 표출하지 못하고 묵묵히 학교 측의 요구에 따랐고, 경제적으로 어려워 2만원도 내기 힘든 학부모들은 별수 없이 빚을 내서 바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학부모들은 자식들이 먹을 도시락에도 품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자식이 창피를 당하지 않으려면 여러 가지 다양한 반찬에, 후식에, 음료까지 꼼꼼하게 챙겨야 하는 분위기다 보니 학부모들이 도시락 준비에 상당한 비용과 정성을 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운동회가 열리면 가장 기본은 벤또(도시락) 준비”라며 “제대로 준비 못 하면 자식들이 운동회날에 선생과 친구들한테 체면이 구겨 창피하다면서 우니 학부형들이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북한에는 학부모들이 이런 운동회날이면 담임 교사들의 도시락까지 챙기는 문화가 있는데, 그렇게 준비해 내놓은 음식은 곧 학부모들의 성의와 직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학부모들이 마련한 담임 교사 도시락으로 학급 간 비교도 이뤄진다. 도시락으로 경제력이 있는 학부모들이 많은 학급과 그렇지 않은 학급이 구분되다 보니 교사들 사이에 은근한 경쟁심리도 조성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괜히 이런 때에 자식이 밉보이지 않으려면 학부형들이 벤또 준비를 잘해야 하고, 그래서 결국에는 돈을 많이 쓸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매년 이맘때가 되면 시내를 중심으로 전문 도시락 장사꾼들이 등장하곤 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올해 신의주에는 3만원에서 10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벤또를 주문받아 만들어 파는 장사꾼들이 있었다”며 “3만원짜리만 해도 아이들이 부끄러워하지 않을 정도 수준이어서 주문하는 학부형들이 그래도 좀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