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 일대 국가 밀수 보름 넘게 중단…돈 묶인 업자들 ‘속앓이’

선지급했다가 갑자기 국가 밀수 중단되면서 발 동동…6월 초 재개설 돌고 있으나 여전히 불투명

양강도 혜산
2018년 8월 촬영된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데일리NK

양강도 혜산시 일대에서 이뤄지던 국가 주도의 밀수가 지난 이달 중순께 전면 중단된 이후 보름 넘게 재개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중국 측에 물품 대금을 선지급한 북한 밀무역 업자들이 속앓이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31일 “혜산시 국경에서 활발하게 진행되던 국가 밀수가 지난 15일 중단돼 보름이 넘도록 재개되지 않으면서 밀무역 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중국에서 물건을 들여오기 위해 중국 대방(업자)들에게 돈을 선입금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밀무역 업자들은 수출할 때 대개 물건을 먼저 보내고 판매가 완료된 뒤 대금을 받는 형태로 중국 업자들과 거래하고 있다. 또 중국에서 물건을 들여올 때도 먼저 대금을 보내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이 때문에 차량 등 고가의 물건을 들여오기 위해 중국에 큰돈을 선지급한 일부 밀무역 업자들이 밀수 중단으로 물건도 받지 못하고 자금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제 차량을 수입하는 한 밀무역 업자는 국가 밀수가 중단되기 바로 직전에 50위안(한화 약 9600만 원)을 중국 측 업자에게 보냈는데 국가 밀수가 재개되지 않으면서 돈만 묶인 채 여태껏 애만 태우고 있다.

소식통은 “국가 밀수가 중단됐을 때만 해도 중국 측에서 ‘다음 주쯤이면 다시 열릴 것’이라고 이야기해 안심하고 있었는데 2주가 지나도록 재개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밀무역 업자들의 불안과 초조함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밀무역 업자들 사이에서는 중단 기간이 생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한동안 활발했던 국가 밀수에 달아올랐던 분위기가 차갑게 가라앉았고, 밀무역 업자들은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간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일단 6월 초쯤 다시 열린다는 말이 돌고 있긴 하지만 이미 한 주 후면 열린다던 것이 벌써 2주가 넘었기 때문에 결국은 그때 가봐야 아는 상황”이라며 “지금 밀무역 업자들은 그저 제발 열리기만을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밀무역으로 돈벌이를 하는 업자들은 이런 일이 생기면 누구랄 것 없이 모두가 극심한 압박감에 시달린다”면서 “선입금한 업자는 물건을 받지 못해서, 물건을 보내야 하는 업자는 출고를 못해 애를 태운다”고 말했다.

이번 국가 밀수 중단 사태는 중국 쪽 사정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밀무역 업자들은 그나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밀무역 업자들은 코로나 때처럼 우리(북한) 쪽에서 (국경을) 완전히 닫는 경우만 아니라면 언젠가는 다시 재개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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