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러시아에 약 1만 5000명의 병력을 파견하면서 월 4380만 달러(한화 약 600억), 연간 5억 2560만 달러(약 7300억)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전사자 사망 위로금까지 포함하면 최대 600만 달러(약 82억)를 추가로 벌어들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북한의 ‘국방경제 중심 외화벌이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 측과의 협약에 따라 파병 병력은 계급별로 차등 월급을 받는다. 지휘관급은 5000달러, 기술 병종은 3500달러, 하사관은 3000달러, 일반 병사는 2800달러 수준이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총 1만 5000명의 병력을 파병한 것으로 파악했는데, 이 중 약 2%가 지휘관, 8%가 기술 병종, 10%가 하사관, 나머지 80%는 일반 병사로 구성돼 있다는 게 소식통의 주장이다.
이를 토대로 북한이 한 달에 얻는 총수익을 계산해 보면 약 4380만 달러에 달한다. 지휘관급 300명은 월 150만 달러, 기술 병종 1200명은 420만 달러, 하사관 1500명은 450만 달러, 일반 병사 1만 2000명은 3360만 달러를 각각 벌어들이는 구조다.
이 금액을 1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북한은 러시아 파병만으로 연간 약 5억 2560만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외화를 확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북한은 참전 중 사망한 병력에 대해 1인당 6000~1만 달러의 위로금을 러시아 측으로부터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최근 국회 보고에서 북한군 파병 병력 중 약 6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으며,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북한이 받은 사망 위로금은 최소 360만 달러, 최대 6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정부(북한 당국)는 병사 1인의 목숨 가치를 몇천 딸라(달러)로 환산하고, 전사자에게 지급되는 위로금조차 국가 재정의 일부로 계산하고 있다”면서 “이 속에서 주민의 목숨은 수단일 뿐이며, 전쟁은 하나의 외화벌이 산업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신 전사자 가족에게는 국가공로자 대우를 부여하고, 식량 공급 우선권, 살림집 재배정 등의 조치를 통해 위로하겠다는 전략”이라면서 “이런 보상은 도·시·군 단위로 통보되며 참전 군인이 모두 돌아올 때까지 외부에는 철저히 비공개로 처리된다는 방침도 세운 상태”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수익 대부분은 현금이 아닌 석유·디젤·밀가루·공업 부속품·군사 기술 등 현물 형태로 정산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파병 초기에는 일부 달러로 받은 경우도 있었으나 현재는 루블화, 위안화 및 교환 가능한 전략물자 중심으로 대체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아울러 김일성 때부터 축적된 차관을 상환하는 방식도 채택됐다고 한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확보한 물자는 군수공업부 내 ‘재정1.8자금 상무’가 통합 관리하고 있고, ▲군 현대화 사업 ▲미사일총국 연구개발 ▲국방 공급망 강화에 집중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무기 수출도 병행하고 있는데, 주요 수출 품목은 ▲122㎜·152㎜ 포탄 ▲미사일 탄두 ▲소총·산탄총 ▲신호탄 ▲휴대용 방공무기 ▲재밍 장비 ▲무선통신 장비 등이며, 일부 실험 무기도 포함돼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군수공장을 직접 시찰한 것도 전시에 준하는 생산 태세를 유지하면서 수출 확대를 위한 지시라는 해석이 나온다. 소식통은 “수출 실적이 우수한 공장은 외화 인센티브와 함께 노동자 계층 승급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거래에서 제3국 위장회사, 해상 환적, 가명 계약서 등을 활용한 다층적 세탁 구조를 가동 중이다. 여기에는 정찰총국, 미사일총국, 대외경제성 산하 무역회사 등이 관여하고 있고, 러시아 측도 이를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한편, 이번 파병은 경제적 실익뿐 아니라 김 위원장의 대내 이미지 강화에도 활용되고 있다. 소식통은 “원수님(김 위원장)이 조로(북러) 연합의 반제 전선에서 정의의 전쟁을 이끈다고 내부 선전이 진행 중”이라며 “수령님(김일성)·장군님(김정일)의 반제투쟁 계보를 잇는 지도자로서 ‘백두혈통’의 위상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