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여자아이 살해하고 시신 유기한 30대 남성 체포돼

납치 후 감금했는데 도망치려 하자 우발적으로…시신 발견 한 달 만에 범인 검거해 성과로 평가

평안북도 의주군의 한 야산. /사진=데일리NK

지난달 황해북도 연산군의 한 야산에서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아의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최근 범인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에 “10대 여자아이를 살해한 후 시신을 야산에 유기한 30대 남성이 이달 초순에 체포돼 현재 군(郡) 안전부에서 예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본보는 지난달 인적이 드문 야산에서 여아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군 안전부가 강력 범죄 사건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보기: 인적 드문 야산에서 여자아이 시신 발견…지역 사회 ‘발칵’)

소식통에 따르면 군 안전부는 시신이 발견된 인근의 포전(밭)과 물길 주변에 남겨진 피해자의 발자국과 이동 흔적, 그리고 피해자의 옷에서 떨어진 단추 등을 토대로 용의자가 시신 유기 장소와 멀지 않은 곳에 사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리고 의심 대상들을 추려냈다.

하지만 용의자를 특정하기가 어려웠고, 이에 인근 지역의 인민반과 주변 농장들에 사건을 알려 적극적으로 의견을 듣거나 의심 신고를 받았다.

그러던 와중에 시신이 발견된 장소 가까이에 있는 농장의 공동 수돗가 옆에서 여아의 슬리퍼 한 짝이 발견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안전부는 탐문을 통해 시신 발견 시점에 공동 수돗가 주변을 혼자 돌아다닌 사람들을 조사했고, 그중 행적이 의심스러운 30대 남성을 유력 용의자로 지목해 그의 신원을 조회하고 일거수일투족을 조용히 지켜봤다.

이 남성은 연산군 거주자로 범죄 전과는 없으나 군 보위부 내부 문건에 ‘사리원의 한 기업소에서 탄원 대상자로 연산군에 오게 된 것에 큰 불만을 품고 있다’는 내용으로 주의 관찰 대상자로 분류돼 있었다.

안전부는 이 남성의 체모를 수집해 갔는데, 시신에서 채취한 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이 남성의 DNA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와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고 그를 소환해 18시간에 걸친 심문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

이 남성은 안전부 심문에서 집 없이 떠돌던 여아 꽃제비를 납치하고 감금해 함께 살던 중에 여아가 도망치려 하자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남성은 군 안전부에서 도(道) 안전국으로 이송됐으며, ‘사회적 불안을 조장한 반사회적 흉악범’으로 신속히 비공개 재판을 받은 후 사형당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한편, 군 안전부가 여아의 시신이 발견된 지 한 달 정도 만에 범인 검거에 성공한 것은 큰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군 안전부가 이번 살인 사건의 범인을 붙잡은 것은 최근 수년간 해결되지 못했던 다른 강력 범죄 사건들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에 도 안전국은 도내 안전부 수사 일꾼들을 대상으로 방식상학(方式上學)을 조직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