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총력전’ 돌입…물자·노력 보장, 당적 지시로 강조돼

소식통 "당 조직 통해 부담 전가돼…농사라도 잘 되면 더 바랄 게 없겠다는 게 주민들 심정"

모내기 전투 중인 북한 주민들의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올해도 ‘알곡 고지 점령’을 목표로 농업 생산 확대를 위한 총력전을 강조한 가운데, 각급 당 조직에 영농철에 맞는 물자·인력 보장을 주문하는 내용의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지난 6일 도내 각 시·군 당위원회와 하급 당 조직들에 ‘농업생산을 위한 결정적 시기를 놓치지 말라’는 내용의 도당위원회 지시가 내려졌다”며 “알곡 증산을 위해 필요한 물자와 노력(인력)을 제때에 보장하라는 것이 골자”라고 전했다.

물자·인력 보장은 단순한 권고가 아닌 명백한 당적 지시로 강조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도당은 이번 지시에서 당 간부들이 영농 현장으로 나가 밀착 지도를 벌일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일종의 ‘상급 지도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내려온 당 간부들을 감시 일꾼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한다.

또 도당은 이번 지시에서 모내기를 위한 선행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각 당 조직이 양수기 수리와 설비 보장 등을 위해 물질적으로 지원할 것을 당부했다.

소식통은 “양수기 수리에 필요한 부속품, 양수장 보수에 필요한 세멘트(시멘트) 등 기본 자재를 농촌에 지원하라는 것인데, 말이 지원이지 실제로는 주민 개개인들에게 떠넘겨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나 군당에서 각 기관, 단체에 농촌 분담 구역을 할당하고, 필요한 물자와 노력 보장 과제를 내리는 식”이라며 “실질적으로는 당 조직을 통한 부담 전가”라고 했다.

한편, 용천군과 염주군 등 평안북도 일대에서는 지난 10일부터 농촌지원 총동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앞서 기관, 단체별로 분담된 농장에 동원될 인원을 구성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모내기 기계 투입도 언급되며 기계화로 모내기를 빠르게 진행하려는 의지도 보였지만, 아직 대부분은 지역에서는 인력 동원으로 최대한 해결하려는 모습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모내기 전투, 김매기 전투, 가을걷이 전투는 매년마다 반복되는 것”이라며 “내리 지시만 많아졌을 뿐 학생, 가두여성(전업주부), 노동자, 군인들까지 총동원되는 것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렇게 매년 모내기철이면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총동원되고 물자와 노력 지원에 대한 부담은 점점 늘어가는데, 농사라도 잘돼 먹는 문제만 해결되면 더 바랄 게 없겠다는 게 주민들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일 ‘모내기에 모든 력량과 수단을 총동원하자’라는 제목의 사설을 1면에 싣고 “농업 부문에 종사하든 안 하든, 농업 부문과 연관이 있든 없든 이 나라 공민이라면 말이 아니라 실천 행동으로 올해 알곡 고지를 점령하고 농업생산을 장성시키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