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여름 수해를 입은 지역에 새로 건설된 학교들에 악기를 선물한 것과 관련해 교육 현장들에서는 이를 최고지도자의 은정으로 선전했다. 다만 학생들이 이에 뜻밖의 반응을 보여 교사와 학부모들이 당혹스러워하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 오전 안주시의 한 소학교(우리의 초등학교) 학급에서 담임 교사가 김 위원장의 악기 선물에 관한 4월 25일자 노동신문 기사를 학생들에게 읽어주며 최고지도자의 은정에 감사하고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내용의 위대성 교양을 진행했다.
북한에서는 모든 단위에서 매일 아침 독보시간을 갖고 우상화 교육의 일환인 위대성 교양을 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문헌이나 신문 기사 등을 함께 읽고 이에 대해 토론하면서 최고지도자를 찬양하는 시간을 꼭 갖도록 한 것이다.
이날 이 학급의 독보시간에는 김 위원장이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 수해 지역에 새로 건설된 학교들에 피아노, 손풍금을 비롯한 여러 악기를 선물로 보냈다는 내용의 노동신문 기사가 중심으로 다뤄졌다.
보통 독보시간은 학급에서 사상부위원장(조선소년단의 간부 계급)을 맡고 있는 열성자 학생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간혹 담임 교사가 이를 진행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담임 교사가 해당 신문 기사를 읽으며 “원수님(김 위원장)의 사랑은 한이 없다”, “이런 사랑으로 우리는 세상에 부럼 없는 복을 누린다”는 등 위대성 교양에 여념이 없었는데, 문제는 독보시간이 끝난 후 학생들이 보인 반응이었다.
이 학급의 몇몇 학생들이 “우리가 악기를 받은 것도 아닌데 왜 기뻐해야 하느냐”고 말하자 다른 여러 학생도 이에 동조하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이같은 발언은 학생 개인뿐만 아니라 그 학생의 부모와 담임 교사, 나아가 학교까지 처벌받을 수 있는 정치적 문제로 취급된다.
학생들이 보인 반응에 화들짝 놀란 담임 교사는 상부에 보고하거나 학생들을 나무랄 대신 학부모들을 불러 자녀 단속을 잘할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학생들의 이런 발언과 반응이 공론화되면 학생과 담임 교사는 물론 학교까지 문제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조용히 해결하려 한 것이다.
담임 교사에게서 이 상황을 전해 들은 학부모들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가족 전체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 수 있다”고 자녀들을 단단히 입단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수령의 은혜와 사랑을 내세워 절대적인 충성을 강요하는 위대성 교양이 요즘 세대 아이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이런 변화가 당연하고 내심 반갑게 느껴지기도 하면서 철없는 아이들의 진실된 반응이 한 가족의 불행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이들의 이런 자연스러운 발언이나 반응도 정치적인 이탈로 간주돼 처벌받을 수 있으니 부모들의 긴장감과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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