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의 화장품 시장에서 국영기업 생산 제품보다 개인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당국이 집중 검열과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북한 시장에서 개인들이 만든 비누, 샴푸 등 여러 가지 제품이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반면 평양화장품공장이나 신의주화장품공장 등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가격만 비싸지 주민들의 평가가 그렇게 좋지 못하다고 한다.
2000년대 초 평안남도 평성과 함흥분원 국가과학원 연구자들이 경제난 극복을 위해 여러 가지 수제화장품을 만들어 팔았는데, 국영 상품이 없던 시기라 수요도 높았고 주민 반응도 좋았다.
초기에는 수제화장품의 질이 낮았으나 해를 넘기며 계속 다듬어져서 최근에는 질이 상당히 올라가 주민들 속에서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화장품공장이나 신의주화장품공장의 제품보다 인기가 있어 잘 팔리는데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북한 노동당이 말로는 인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인민이 좋아하고 인민이 만든 제품을 기를 쓰고 검열하고 통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이 말하는 인민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냥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인 건가?
최근 북한 경제 현장 곳곳에서 개인의 자율성을 짓밟는 형태가 포착되고 있다. 노동당은 주민들의 경제활동에서 일어나는 변화나 상품 가격 산정, 유통과 판매에서 주민들의 의사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건 날마다 우리가 무엇을 먹을지, 우리가 어떤 종류의 상품을 만들고 구매하고 이용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 주민들은 노동당이 제시한 정책을 거부하고 다른 방안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체로 만들고 그것이 좋아서 선택하는 결정들도 장려되어야 한다.
바로 이런 점이 핵심 포인트다.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이런 작은 결정이 대단한 것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적어도 변화를 위한 하나의 시작점은 될 수 있다. 우리가 자율성을 그토록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북한 지역에는 이미 생존을 위한 모든 경제활동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이 시장은 당 정책이 아닌 주민들의 생존 욕구 실현을 위해 서로의 힘을 모은 소비자와 생산자에 의해 만들어졌고 운영되고 있다.
북한 노동당이 진정으로 인민을 위한다면, 인민이 좋아하고 인민이 만든 것이면 그것이 설사 국영 상품이 아닌 개인 상품이더라도 통제하지 말고 적극 장려해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