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실전배치 이견에 “정직한 평가가 우선”

기술 신뢰성 전면 재검토에 관한 1호 방침 하달…5월부터 7월까지 4대 항목 기술적 완성도 평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월 7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사일총국은 전날(6일)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면서 “김정은 동지께서 화상감시체계로 참관하시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의 실전배치와 관련해 기술 신뢰성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미사일총국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14일 “극초음속 미사일 실전배치와 관련한 기술 점검 지시가 담긴 1호(김 위원장) 방침이 지난 5일 미사일총국에 하달됐다”며 “이에 따라 5월부터 7월까지 핵심 항목에 대한 기술적 완성도 집중 평가가 이뤄지고 올해 안에 실전배치가 가능한지를 당중앙에 다시 보고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당 군수공업부가 올해 말까지 극초음속 IRBM의 실전배치를 요구한 반면, 실무 부처인 미사일총국과 국방과학원은 아직 기술적으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발생한 부처 간 이견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같은 의견 충돌은 지난 1일 제의서 형식의 기술 협의안으로 당에 보고됐고, 당에서는 “정직한 기술적 평가가 우선”이라는 결론을 내려 1호 비준을 받은 방침을 하달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침에서 “현장 기술자, 연구사들의 판단이 중심이 돼야 한다”며 연구진의 기술적 판단을 존중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가 하면 단계별 기술 검토 일정을 책임 있게 추진할 것을 강하게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미사일총국과 국방과학원은 ▲비행사거리 ▲속도 ▲기동성 ▲전투부 재료 등 4대 핵심 항목을 중심으로 성능 수치를 정량화하고 반복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술 안정성과 재현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방침에서 신형 극초음속 IRBM의 실전배치와 관련된 항목별 기술 재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7월 말까지 ‘실전배치 불가 주요 사유’를 포함한 자료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극초음속 IRBM 실전배치 최종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사일총국과 국방과학원 연구진들 속에서는 “실전배치는 아직 이르다”는 기류가 지배적이라고 한다. 러시아 기술 대비 자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기술력이 한참 뒤처져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앞서 올해 1월 신형 극초음속 IR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선전했지만, 발사 각도와 비행경로, 속도 등 주요 조건이 제한된 환경에서 시험이 진행된 것으로 재현성 확보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는 게 연구진들의 실제 평가라는 설명이다.

또한 극초음속 기동에 필수적인 금속 복합재료 기술이 목표 수준에 미치지 못한 상황에서 당 군수공업부가 9차 당대회 이전인 올해 말까지 실전배치를 강행하려는 것은 무리수라는 의견이 미사일총국과 국방과학원 내에서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현장의 기술자와 연구사들은 실전배치까지는 과학연구 시간과 반복 검수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지금은 현실성 있는 단계별 개발 목표 설정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올려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