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역 대표들, 명절 대목 앞두고 꽃 수입·운송 주문 늘려

태양절·인민군 창건일 등으로 꽃 수요 ↑…이달 들어 꽃 수입 및 운송 주문 계약 수십 배 늘어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4년 4월 15일 “민족최대의 경사스러운 4월의 명절을 앞두고 중앙식물원에 꽃들이 활짝 피어났다”라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내 생화 수요가 폭증하는 명절과 기념일을 앞두고 중국에 나와 있는 무역 대표들이 꽃 수입량과 운송 주문을 대폭 늘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11일 중국의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 상주하는 북한 무역 대표들이 생화와 분재 수입량을 크게 늘리고 있으며, 전문 운송 업체와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실제 이달 들어 생화, 분재 수입 및 운송 주문 계약은 평소 대비 수십 배로 늘어난 상태다.

이는 김일성 생일(4월 15일)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4월 25일) 등 북한 내 주요 명절과 기념일을 앞두고 북한 내 생화와 분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과 연관돼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북한 무역 대표들이 명절을 앞두고 수입 물량을 크게 늘려 물류 조정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 여기(중국) 운송 업체들이 (북한 무역대표들과) 계약한 것들을 보면 대부분 꽃 운송 주문 계약이고, 운송 일정도 다음 주까지 꽉 차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 무역 대표들은 이렇게 꽃 수입과 유통을 주도하면서 평양을 비롯한 대도시의 주요 상징물(동상, 기념비 등) 주변에 꽃집을 운영하며 돈벌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내가 아는 상주 대표(북한 무역 대표)만 해도 평양에만 꽃집을 여러 개 운영하고 있다”며 “꽃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수입할 수 있는 품목인 데다 북한에서 꽃집 운영은 겉보기에도 ‘폼나는’ 사업이라 꽃집들을 계속해서 늘여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꽃집을 운영하는 북한 무역 대표들에게는 명절을 앞둔 시기가 가장 대목”이라며 “명절에 주민들이 꽃을 사서 바쳐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수입량을 늘린 것인데, 지금 생화 운송 비용이 kg당 약 50위안(한화 약 90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 주민들은 쌀값보다 훨씬 비싼 돈을 주고 꽃을 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꽃을 사는데 큰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이 일한 대가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굶주리고 있다는 것은 북한에 연고가 있는 화교들을 통해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국가가 탄생일이니 기념일이니 하며 떠들어대는 통에 생계에 아무런 이득도 되지 않고 그냥 소비되는 꽃에 큰돈을 써야 하는 주민들이 얼마나 많을지를 상상하면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라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