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앞두고 진행된 ‘마을 꾸리기’ 사업에 주민 부담 가중

노력 동원에 세외부담까지…주민들 "밥은 굶더라도 인민반에서 요구한 돈은 의견 없이 내야"

함경남도 신흥군의 살림집.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최대 명절인 김일성 생일(4월 15일)을 앞두고 인민반 단위로 ‘마을 꾸리기’를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내세워 진행하는 사업이 주민들에게는 과중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함흥시 인민위원회는 이달 초 동사무장 회의를 열어 10일까지 마을 꾸리기 작업을 마무리하고, 명절 당일인 15일까지는 담당 구역에 대한 일일 청소를 계속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각 동사무소는 인민반장 회의를 열어 인민위원회의 지시 사항을 전달했으며, 인민반별로 담당 구역의 도로변 청소 및 정리, 주택 외벽과 울타리 보수 등을 책임적으로 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함흥시 역전 주변의 한 인민반 주민들은 매일 새벽 5시 30분부터 도로변 청소와 길거리 나무 주변 자갈 메우기, 나무 밑동 횟가루칠 등 맡은 ‘미화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노력 동원을 진행했다”며 “자칫 지저분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것들을 정비하는 일은 온전히 주민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북한)에서 4월 15일은 가장 중요한 날로 그 어느 때보다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단장해야 한다”면서 “태양절에 즈음해 진행되는 마을 꾸리기는 충성심과도 연결되는 사업이라 소홀하면 사상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어 인민반에서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주민들은 노력 동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고, 세외부담 형식으로 부과되는 각종 자금도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한다.

담당 구역마다 정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다 다르기 인민반별로 세외부담 액수에도 차이가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어떤 인민반은 8000원(북한 돈)씩 걷고 어떤 인민반은 1만 2000원 또는 그 이상을 걷는 곳도 있었다”면서 “자재가 많이 필요한 곳일수록 주민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렇듯 북한 주민들은 수령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심을 요구받으며 반복되는 노력 동원과 세외부담에 몸살을 앓고 있다.

소식통은 “주민들도 속으로는 다 불만을 품고 있지만, 겉으로는 충성심에 가득 차 있는 것처럼 과제를 성실히 수행하는 척을 해야 한다”면서 “밥은 굶더라도 인민반에서 요구한 돈은 의견 없이 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했다.

이어 그는 “세외부담이라도 없으면 주민들의 불만이 이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충성심을 내세워 어려운 형편의 주민들에게 계속해서 부담을 지우니 주민들 마음속의 진짜 충성심은 점점 식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