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성지구 3단계 구역 봉사 시설 운영으로 소비 진작을?

내각, 소비 유도형 경제 모델로 내세워…부유층들 기대감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시선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3일) 준공을 앞둔 화성지구 3단계 구역에 건설된 중요 봉사(서비스) 시설들의 운영 준비 정형을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현지지도에는 딸 ‘주애’도 동행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준공을 앞둔 평양 화성지구 3단계 구역에 건설된 편의시설들의 운영 준비 상황을 직접 점검한 가운데, 내각이 해당 편의시설 개장에 관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내각은 지난 5일 화성지구 3단계 구역 내 봉사망 일부를 이달 중순부터 시범 개장하고 내달 1일부터 본격 운영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것을 평양시 인민위원회에 지시했다.

지난 2023년과 2024년 화성지구 1·2단계 1만 세대 살림집이 완공됐을 당시에는 살림집 입주 후에 봉사 시설을 개장했지만, 이번 3단계 구역은 살림집 입주와 관계없이 봉사 시설을 개장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내부 소비를 유도하고 새로운 경제 모델을 실험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화성 1·2단계 구역을 거주지 중심으로 설계했다면 3단계는 봉사 시설 중심의 상업 단지로 기획해 소비 진작을 통한 경제 활성화 효과를 거두려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화성 3단계 구역에는 가상 미래 체험구역, 미니볼링장, 즉석식 판매소, 영상 감상실, 특산품 소매점 등 대부분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실내 봉사 시설들이 세워졌는데, 내각은 이런 봉사 시설을 통해 수도 평양을 중심으로 새로운 소비문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한다.

봉사 시설 운영에 관한 실무 집행은 현재 평양시 인민위원회가 주도하고 있으며, 현재는 서비스 가격 책정, 관련 기기 구비, 운영 지침 마련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지금 내부에서는 화성지구 3단계 구역의 봉사망 운영 계획을 외부 의존 없이 내부 소비로 경제를 순환시키려는, 소비 유도형 경제적 본보기를 창출하려는 새로운 국가적 시도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것이 성공하면 화성지구 4단계 구역 건설 때는 더 체계적으로 기획하고, 점차 도 소재지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게 내각의 구상”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3일) 준공을 앞둔 화성지구 3단계 구역에 건설된 중요 봉사(서비스) 시설들의 운영 준비 정형을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현지지도에는 딸 ‘주애’도 동행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이런 가운데 평양의 일부 부유층과 청년들은 “화성지구 3단계 구역이 평양 안의 외국처럼 느껴질 것 같다”,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다”며 곧 개장할 봉사 시설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 내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평양의 일부 계층만이 영위하는 여가·유흥 시설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면서 소비 유도형 경제 모델 실험이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는 전언이다.

앞서 4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3일) 화성지구 3단계 구역에 건설된 ‘중요봉사시설들’의 운영 준비 정형(실태)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300석 규모의 ‘컴퓨터오락관’ 등을 돌아보면서 “새로운 봉사분야를 새로운 형식과 방식으로 부단히 개척하고 확대해 나가는 것은 수도 시민들과 전국 인민들의 물질문화적 복리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려는 우리 당의 정책 실현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