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화성지구 살림집 건설을 국가 역점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3단계 1만 세대 건설 현장에 투입된 일부 군민(軍民) 건설자들이 1/4분기에 급여를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화성지구 3단계 1만 세대 건설 착공식에 직접 참석한 데 이어 지난달 15일 건설 현장을 직접 찾아 태양절(4월 15일)까지 완공을 지시한 바 있다. 그만큼 이 사업은 최고지도자마저 심혈을 쏟고 있는 사업이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 동원된 군민 건설자들은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화성지구 3단계 1만 세대 공사에 동원된 20대 군인 김모 씨는 올해 1월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일했지만, 3월 말이 지나도록 3개월간 월급을 1원도 받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그래도 가끔 절반 정도 받긴 했으나 올해는 아예 받은 게 없다는 게 김 씨의 토로다.
이 같은 상황은 군인뿐만 아니라 일부 사민 건설자들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실제 지방에서 올라온 돌격대원 30대 이모 씨도 매일 새벽에 나오고 밤늦게 들어가는데, 고향에 있는 아내와 아이에게 보낼 돈은커녕 본인도 먹고살 돈이 없어 오히려 집에 손을 내밀고 있는 처지라고 한다.
이렇듯 화성지구 3단계 1만 세대 공사에 투입된 일부 군민 건설자들은 무보수 노동을 감내하고 있다. 이들은 당장 이달 15일 완공을 위해 잠까지 줄여가며 꼬박 일해야 해 너무 힘들어서 죽을 맛이라고 호소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올해 1월부터 석 달째 돈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도 건설 현장에서는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는 명령 복종 의무가 강조되고 있다”며 “불과 며칠밖에 남지 않은 완공 기일에 열릴 1호 행사 때까지는 개인의 보수도 명예도 전부 미뤄야 한다는 게 현장 분위기”라고 전했다.
인민을 위한다는 슬로건 아래 진행되는 주택 건설이 또 다른 인민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장시간 무보수 노동 현실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은 올해 태양절에 맞춰 화성지구 3단계 1만 세대 건설을 완공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주야 24시간 총동원령을 내린 상태다.
이런 가운데 군민 건설자들은 장시간 노동도 모자라 배고픔에도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돌격대원 이 씨는 지난달 말 고향에 있는 아내에게 속도전 가루(옥수수 가루) 15kg을 살 수 있을 만큼의 돈을 이관받아 장마당에서 직접 사서 밤마다 가루를 물에 풀어 먹으며 허기진 배를 달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군민 건설자들은 ‘배고픔을 참아가며 살림집을 올렸다. 나중에 화성지구 3단계 살림집 앞을 지나가게 되더라도 쳐다보기도 싫을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며 “이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그만큼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