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0대 IT 기업 ‘만경대무역회사’, 중국 기업과 협정 체결

10일 신의주서 체결…스마트폰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 등 들여오고 中에 희토류 제공하는 내용

아리랑 정보기술 상점
미래과학자거리에 위치한 아리랑 정보기술제품상점. 아리랑 상표를 가진 스마트폰이 이곳에서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서광’ 홈페이지 화면캡처

북한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분야 무역회사인 만경대무역회사가 중국의 첨단 전자기업과 협정을 체결하고, 반도체 등 핵심 전자부품을 대량 도입하기로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에 “협정은 지난 10일 신의주에서 체결됐고, 8월 말까지 실질적인 성과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손전화기(휴대전화)나 무선망 장비 생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이 항상 부족해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이번 협정으로 고급 부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되면 기술 수준과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협정은 북한 측이 반도체, 리튬이온 배터리, 디스플레이 패널, 고급 칩셋 등을 들여오고, 그 대가로 중국 측에 희토류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IT·전자산업 기반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계기가 되고, 중국 입장에서는 희귀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되는 셈으로, 양측 간 실리적인 교환 구조를 구축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만경대무역회사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2024년 10대 정보기술기업’에 선정된 곳이라는 점에서 이번 협정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당시 신문은 만경대무역회사가 ‘지능형손전화기(스마트폰) 생산 단위 경연’에서 1등을 하고, 지능형카드결제기와 무선망 접속체계 등을 개발 도입했으며 최우수 프로그램 작성자를 최초로 배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신문은 만경대무역회사를 포함한 10대 기업들에 대해 “생산력과 과학기술력에서는 물론 봉사 및 품질관리, 보장능력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나라의 정보화 기반을 구축하고 든든히 하는데 제일 전열에 서 있는 기업들”이라고 소개했다.

소식통은 “정보기술 분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당에서도 기술력 있는 기업을 선별해 전략적으로 밀어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북중 양측은 이번 협정의 일환으로 평안북도 정주 지역에 합작 광산을 개발하는 것에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중국 기술자들이 이미 현장 조사를 시작했다”며 “네오디뮴·디스프로슘 같은 희토류 확보에 중국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전기차,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협정에는 북중 간 물류 및 결제 시스템 개선에 대한 부분도 포함돼 있다는 전언이다.

먼저 기존 단둥(丹東)-신의주 간 철도 및 트럭 운송 루트를 무역 흐름에 맞춰 최적화하고 다롄(大連)-남포 항구를 활용한 해상 물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결제 시스템과 관련해서는 디지털 암호화 결제 방식을 시범 적용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한다. 대북제재 상황을 의식해 익명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해석했다.

이번 협정의 주체인 만경대무역회사는 내부 문건에서 향후에도 중국 측과 전략적 협력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