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일가요, 살인일가요?’ 유치원생 교육자료에 실린 글이…

교육자료 입수…자본주의 사회 맹목적으로 비판하며 6~7세 어린아이들에게 부정적 인식 심어

북한 교육신문사가 2022년 발행한 유치원생 대상 교육자료 ‘꽃봉오리’ 표지와 내용글. /사진=데일리NK

북한 교육신문사가 지난 2022년 발행한 6~7세 유치원생 대상 교육자료를 본보가 최근 입수했다. 자료에는 수령 우상화에 관한 내용은 물론, 계급의식을 심어주거나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데일리NK가 북한 내부 소식통을 통해 입수한 ‘꽃봉오리’라는 이름의 유치원생 대상 교육자료는 북한 당국이 어린아이들에게 어떤 식으로 사상, 세뇌 교육을 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교재다.

우선 자료에는 선대 수령인 김일성, 김정일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담겨 있다. 김일성이 일본을 몰아내고 나라를 찾아야 한다며 동네 아이들을 일깨워줬다거나, 김정일이 어릴 때부터 인민군대를 제일로 내세웠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이들의 위대성을 선전하고 있다.

또 현재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관해서는 그가 아동백화점 화장품 매대에 아동 지능 발달에 도움이 되는 장난감을 팔아야 한다면서 직접 보내주겠다고 말한 일화를 싣고, 이를 어린이들에 대한 김 위원장의 사랑이라고 표현했다.

그런가 하면 북한은 해당 자료에 해방 전 지주, 자본가, 일본 제국주의자들에게 착취와 억압을 당한 백성들의 이야기를 담아 ‘피맺힌 원한의 세월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어린이들에게 계급의식을 주입하기도 했다.

아울러 자료에는 자본주의 체제를 신랄히 비판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실제로 북한은 ‘장난일가요, 살인일가요?’라는 원색적인 제목 아래 “어느 한 자본주의 나라에서 5살 난 아이가 자기 동생을 권총으로 쏴 죽이는 끔찍한 일이 있었다. 그 애가 사는 자본주의 나라는 자기밖에 모르는 나라, 자기를 위해서는 남을 마구 죽이는 나라”라는 내용의 글을 실었다.

자본주의에 대한 개념조차 제대로 서있지 않은 6~7세 유치원생들에게 자본주의 사회를 맹목적으로 비판하면서 부정적인 인식을 심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회주의 북한의 아이들이 가장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고 있다고 믿도록 만드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러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어릴 때부터 사상 교육, 세뇌 교육을 받는 어린이들에 대해 북한 주민들조차 안타까움을 내비치고 있다.

소식통은 “매일 초상화나 동상에 인사하고, 노래만 불렀다 하면 원수님(김 위원장) 사랑 타령을 하는 아이들은 세상에서 자기들이 제일로 행복한 줄 안다”며 “사람들은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어린 것들이 뭘 알겠냐’며 한숨을 내쉰다”고 전했다.

그는 “어떤 사람은 이런 자료를 보면서 ‘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라고 여기 아이들 중에 아동백화점이 어디 있는지 아는 아이들이 얼마나 되겠냐. 아마 가본 적 없는 아이들이 대부분일거다’라고 말하기도 한다”며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원수님 사랑만 외우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