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최근 ‘인민을 위해 멸사복무하라’는 구호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평안남도 개천시에서는 봉사(서비스) 기관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자질 평가를 실시하고 사회적 취약 계층에 대한 헌신적인 지원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개천시 인민위원회 상업부는 지난 10일부터 지역 내 봉사 기관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봉사 자질 향상을 위한 학습을 조직하고, 자질 평가도 시행하고 있다.
이번 학습·평가 대상은 국영상점 및 물자공급소, 식당, 편의봉사 매대, 여관, 여객 운수 부문 등 각 서비스 직종에 근무하는 종업원들로, 시 상업부가 학습에 더해 자질 평가까지 시행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자질 평가는 20여 가지 질문으로 구성돼 있는데, ▲개인적인 사업 기교(수완)이 구매자들을 만족시키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다른 종업원들과 손님들이 내 성격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한다고 생각하나? ▲나는 많은 손님들이 닭알에서도 뼈를 찾을 만큼 까다로운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나? ▲나는 이렇게 까다로운 구매자를 싫어하는가? 등이 포함돼 있다.
종업원들은 이 같은 질문에 ‘완전 동의함’, ‘부분적으로 동의함’, ‘모르겠음’, ‘반대함’, ‘강력히 반대함’ 등 5가지 척도 중 해당하는 것을 고르는 식으로 답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시 상업부는 이번 학습에서 ‘멸사복무 정신’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봉사 기관 종업원 모두가 인민들의 편의를 살피고 인민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 우리 인민을 사랑하시는 천분의 일이라도 해내겠다는 마음으로 인민의 봉사자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종업원들을 독려했다는 전언이다.
이뿐만 아니라 시 상업부는 봉사 기관 종업원들이 사회적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실제 학습에서는 “당에서 고아와 노인, 산모, 영예군인(상이군인) 등에 대한 따스한 돌봄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봉사기관 종업원들은 어떻게 하면 이들에게 당의 사랑과 은정이 더 깊이 스며들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연구하며 행동에도 옮겨야 한다”는 언급이 있었다고 한다.
다만 학습에 참여한 일부 봉사 기관 종업원들 속에서는 “국가적으로는 아무런 지원도 하지 않고 종업원들에게만 의무와 책임을 다하라고 한다”라는 등 불만섞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모든 사람이 먹고 살기 힘든 시기이지만 특히나 요즘은 간판을 걸치고 봉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더 힘들다”며 “봉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국가에서 주는 것은 없고 계속 인민을 위해 봉사하는데 책임을 다하라면서 공짜로 공급하라고만 하니 우리는 어떻게 먹고 살겠냐’고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