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남도 허천군 단천발전소 1단계 공사가 준공이 마냥 미뤄지고 있다. 당초 기본설계도 1/4로 축소된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은 수력발전 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천발전소 토목공사로 장진강(함경남도 장진군), 허천강(함경남도 풍산군), 가림천(양강도 보천군) 등 압록강 수계의 강과 하천물을 이용할 수 있는 댐·발전시설을 2017년부터 함경남도 허천군 남대천 상류에 건설했다.
단천발전소는 양강도 삼수군에서 함경남도 단천시까지 160㎞의 수로를 뚫어 낙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유역변경식 수력발전소다. 발전소 1·2단계 공사가 모두 끝날 경우, 예상 발전 용량은 200만㎾로 알려진다. 2017년 5월 19일 발전소 건설 착공식을 가졌고, 당초 2020년까지 완공한다는 1단계 목표 기한은 훨씬 지났다. 지난해인 2024년 4월 15일 단천발전소 1단계 준공식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해가 바뀌고도 지금껏 소식이 없다.
단천발전소 건설공사는 압록강 물을 끌어다 쓰는 것에 반대하는 중국의 거센 반발과 압력으로 기본계획이 바뀌고 설계가 축소되면서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진다. 전문가들은 1단계 및 2단계 공사까지 모두 마치려면 2030년까지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위성사진으로 단천발전소 1단계 최근 공사 상황과 실태를 살펴봤다.
◆50㎞ 지하 물길 굴 공사

단천발전소 1단계 물길공사는 양강도 혜산시 소재 삼수발전소의 물을 지하터널을 통해 함경남도 허천군의 남대천 상류로 보내는 것이다. 물길은 개마고원과 부전령산맥을 지하로 관통해야 한다. 1단계 공사에 각 도와 특별시, 인민군에서 선발된 건설 인력 6만여 명과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 1만 명, 간석지건설총국 3만 명까지 총 10만여 명이 동원됐다.
단천발전소의 특징은 ‘유역변경식 발전’을 한다는 점이다. 압록강으로 흘러가는 물길을 반대 방향인 동해안 단천으로 보내어 발전한다. 동해안 쪽은 지형 경사가 급해 낙차 800m 이상으로 수력발전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단천발전소는 당초 8기의 계단식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기로 계획했으나, 북한이 압록강 공동 소유를 주장하는 중국의 반발과 물 분쟁을 피하려고 6개로 축소했다.
◆신흥댐과 저수지 건설

북한이 함경남도 허천군 남대천 상류에 신흥댐과 저수지를 건설했다. 허천군 슬암리와 고로기 일대 골짜기에 댐을 쌓고 물을 가둬서 저수지를 만든 것이다. 저수지 수면의 면적은 200ha에 이르는 것으로 측정된다. 서울 여의도(290ha)의 2/3가 조금 넘는 면적이다. 위성사진에서 보면, 290m 길이 아치형의 신흥댐 수문을 열고 저수지 물을 방류하는 모습이 식별된다. 댐 아래 2㎞ 거리에 단천 제1발전소가 건설됐다.
◆단천 제1·2 발전소 건설

단천발전소 1단계 공사에는 10만㎾ 능력의 제1발전소와 5만㎾ 능력의 제2발전소가 있으며 두 개 발전소의 총발전량은 15만㎾이다. 2단계 공사에서 건설되는 4개의 발전소에서는 35만㎾의 전력을 생산하게 되는데, 단천발전소 1·2단계 전체 발전량은 50만㎾가 될 전망이다. 북한의 수력발전소 건설 역사상 가장 큰 규모라는 단천발전소는 소리만 요란했지, 실제로는 1/4로 축소되어 기존에 설계했던 200만㎾에는 훨씬 미치지 못한다.
위성사진에서 남대천을 끼고 제1ㆍ2 발전소에서 발전실과 변전소 및 도수로, 수조 탱크 등 시설이 건설된 것이 보인다. 제1발전소 발전실의 우상단 언덕에는 ‘일심단결’이라는 글씨의 흰색 조형물이 설치된 것도 식별된다.
2017년 5월에 착공해 2020년 10월까지 3년 안에 완공한다던 단천발전소 1단계는 5년째 준공이 미뤄지고 있다. 2단계 공사 역시 1단계 못지않게 작업량이 방대해서 2030년을 넘겨야만 공사가 끝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최대 걸림돌, 중국과의 물 분쟁
북한이 단천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은 압록강 수자원의 1/3을 동해안으로 끌어다 쓰겠다는 것이다. 김정일 시대에 단천발전소를 짓기 위해 수자원 확보 차원에서 북한은 양강도 혜산시에 삼수언제(댐)를 건설했다. 이곳 저수지에 물을 가뒀는데, 삼수댐이 없었다면 본래 압록강 하류로 흘러갈 물이다. 북한이 삼수댐에서 물을 무려 13억 톤이나 지하 굴을 통해 반대 방향인 동해 쪽으로 돌리는 터널 공사를 했다. 압록강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입장에는 공동으로 이용하던 압록강 수자원을 잃게 되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중국 당국은 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중국의 거센 반발과 협박으로 기존의 설계를 4분의 1로 줄인 발전소가 지금의 단천발전소이다.
중국 압박에 겁을 먹은 북한이 기본설계를 대폭 줄이면서 전력 생산량은 50만㎾에 그치게 됐다. 북한은 당초 예상과 달리 2단계 단천발전소 공사에 대해서는 침묵 모드이다. 2단계 공사는 장진강과 가림천의 수자원도 추가적인 물길 굴 공사를 통해 합류할 예정이었으나, 중국의 공식적인 항의로 북한이 추가 물길 굴 공사를 포기한 것으로 파악된다.